오직 그녀들을 위한 공간 ‘핑크존’이 떴다
오직 그녀들을 위한 공간 ‘핑크존’이 떴다
  • 정백현 기자 jjeom2@hanmail.net , 이지연 인턴기자 hali86@naver.
  • 승인 2009.05.08 12:01
  • 수정 2009-05-0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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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피트니스센터·주유소·호텔 등 다양한 분야 확산
민간운영 전용공간 호평 속 지자체도 앞다퉈 조성 나서

‘그녀’들을 위한 곳이 뜨고 있다. 오직 여성만을 위해 조성된 여성 전용 공간, 이른바 ‘핑크존’이 우리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 핑크존이 마련된 업종도 다양하다. 특히 고시원, 주유소, 카센터, 주차장 등의 공간에서 여성만의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곳들은 그동안 여성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남성적인 이미지에 치우쳐 여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곳으로 치부되어 왔다. 민간 업체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핑크존이 기대 이상의 호평을 얻으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앞다퉈 조성하고 있다.

여성 전용 공간의 확대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를 통해 이 땅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 그리고 여성만이 갖고 있는 특수성이 선명해졌다는 점과 맞물린다. <여성신문>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여성 전용 공간 ‘핑크존’을 찾아가 봤다.

주유 고객에게 네일아트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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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역 사거리에 위치한 SK에너지의 ‘엔느(ENNE)’ 주유소. 이곳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여성 운전자를 위한 주유소’를 표방하며 새롭게 탈바꿈했다.

여성 운전자 1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동안 여성 운전자를 위한 전문적 공간은 많지 않았다.

특히 차량 유지의 필수 요소인 주유소와 카센터는 여성을 위한 공간이 전무했다. 때문에 엔느의 등장은 여성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여성 운전자를 위한 주유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유소 건물 외벽 전체를 연보라색 계통의 밝은 색으로 디자인했다. 한눈에 봐도 다른 주유소에서는 볼 수 없는 여성적인 멋이 드러난다.

또한 주유소 부지가 약 1100㎡에 이를 정도여서 차량 출입구가 다른 주유소에 비해 넓은 편이다.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전이 미숙한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부분이다.

엔느의 주유원들은 차림새부터 다르다. 기존 주유소의 주유원들이 기름때 묻은 칙칙한 점퍼 차림으로 고객을 맞이한다면, 엔느에서는 깔끔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주유원들이 웃는 얼굴로 여성 운전자들을 맞이한다. 주유원들이 입은 옷이 깔끔한 데다 이들의 용모도 무척 단정해 때로는 보통 주유소 이미지와는 맞지 않아 낯선 느낌도 들지만, 대부분의 여성 운전자들은 말쑥한 차림의 주유원들에 대해 호평을 하고 있다.

일반 주유소는 고객을 위한 사은품으로 여행용 휴지나 생수 등을 증정하는 선에서 그친다. 하지만 엔느는 고객에 대한 사은행사에서도 다른 주유소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바로 주유 고객에게 무료로 네일아트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것. 엔느 주유소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네일아트숍은 한눈에 보아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풍겨 나온다. ‘이곳이 대체 주유소가 맞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네일아트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고객의 손톱을 예쁘게 단장하고 있는 동안, 고객의 차도 깨끗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주유를 한 후에는 실외 세차는 물론 실내까지 깔끔하게 청소를 해준다. 타이어 공기압 보충 서비스와 워셔액 보충 등 여성 운전자들이 차를 관리하면서 미처 손이 가지 못하는 일도 엔느 주유소가 대신 도맡아 해주고 있다. 주유, 네일아트, 세차, 차량 정비가 끝나면 따끈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운전자에게 건네주는 것으로 서비스는 끝난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엔느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다른 주유소에 비해 약간 비싸다는 점.

방배동 인근의 주유소들이 휘발유를 리터당 16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 이 주유소는 100원 정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앞다퉈 가격이 저렴한 셀프 주유소를 늘리는 등 저가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비교적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엔느 주유소의 경영 방침은 조금 의아해지는 부분이다.

반면 고객들의 평은 대만족이다. 엔느 주유소를 자주 찾는다는 이혜진(29)씨는 “비싼 만큼 서비스가 탁월하기 때문에 반감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씨는 “어느 주유소를 가면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공주 대접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다른 주유소들도 이곳처럼 여성들을 위해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호텔 객실 한 층이 모두 여성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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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만의 편안한 자리를 원한다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22층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소공동 롯데호텔의 본관 22층은 ‘레이디스 플로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다.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여성 전용 객실로만 한 층을 전부 꾸민 것.

유럽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컬러와 대리석으로 마감한 벽면 인테리어로 꾸며진 레이디스 플로어는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진 21개의 ‘딜럭스 룸’과 1개의 ‘럭셔리 스위트룸’ 그리고 레이디스 라운지로 운영되고 있다.

객실은 녹색과 붉은색 두 가지 색상 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플로리스트인 크리스티앙 토르투가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지에서 생산된 가구, 소품, 카펫, 패브릭 등을 직접 선택하고 장식해 여성 고객들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더불어 여성 고객의 안전과 여성들만을 위한 차별화된 세심한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레이디스 라운지에는 벽면을 꽉 채운 다양한 책들과 아담한 원탁이 놓여 있어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양한 패션·미용 잡지도 고객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고풍스러운 이미지의 벽난로는 휴식을 취하는 여성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게 한다.

레이디스 플로어의 객실에는 여성 고객들의 미용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옷장 앞에 마련된 핑크색의 예쁜 슬리퍼를 시작으로 화장품 냉장고와 족욕기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머리 손질을 위해 헤어 롤과 고데기가 마련되어 있고, 기초화장품과 향수 등도 최고급 브랜드인 록시땅 제품으로 구비되어 있다. 최근 교체했다는 최고급 침대는 잠깐만 누워도 잠이 저절로 들 수 있을 정도로 푹신하다.

여성 전용 객실이다 보니 여성들이 안심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이디스 플로어의 최대 장점이다. 특히 여성들이 슬리퍼에 샤워가운 차림으로 복도를 다닐 수 있고, 여성들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안상으로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호평을 얻고 있다.

레이디스 플로어도 가격이 약간 비싸다는 흠을 갖고 있다. 딜럭스룸의 경우 1박에40만원이고, 럭셔리 스위트룸의 경우 100만원의 숙박비를 내야 한다. 하지만 성수기,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예약이 가득 찬 상태이고, 생일,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기념일을 의미 있게 지내고 싶은 고객, 누구에게도 구애 받지 않고 신나게 파자마 파티를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게 이곳을 찾고 있다.

체력충전·감성충전 여성 전용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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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여배우들이 자랑하는 S라인 몸매는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어떻게 하면 그림 같은 몸매를 가질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여성들의 비상구는 바로 피트니스 센터.

그러나 기존의 피트니스 센터의 이용자 대다수는 남성이다. 게다가 여성이 운동을 하면 주변 남성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 여성들이 편히 운동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운동보다 이성교제를 위해 피트니스 클럽에 간다’는 소문이 있고, 피트니스 센터 내에서 성추행도 종종 일어날 정도로 피트니스 센터에 대한 여성들의 두려움은 적지 않다.

이러한 두려움을 깨끗이 씻어줄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가 최근 여성들에게 인기다. 남성들의 따가운 시선과 피트니스 센터 내 수많은 거울 앞에서 쭈뼛거렸던 여성들이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에서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있다.

미국에서 건너 온 피트니스 센터인 ‘커브스’의 오금클럽은 신나는 음악과 함께 활기를 되찾는 곳이다. 여느 피트니스 센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곳에는 다른 피트니스 센터에는 없는 세 가지가 있다. 바로 남자, 거울, 그리고 메이크업.

“커브스의 특징은 No Man, No Mirror, No Makeup입니다. 여성들이 편하게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죠.”

커브스 오금클럽 박정영 대표는 “30~50대 주부들이 전체 고객의 60% 정도를 차지한다”면서 “운동뿐 아니라 편안하고 신나는 분위기에 특히 주부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커브스 전 지점을 통틀어 주부 회원 수는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현재 등록 회원만 1만 명.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부터 상반기 매출이 20% 정도 증가했을 정도로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에 거주하는 한혜정(40)씨는 “보통 피트니스 센터와 달리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30분 안에 유산소, 근력운동 모두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속도가 느려질 때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격려를 해주신다”며 웃음을 지었다. 커브스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시작해 전 세계 73개국, 430만의 여성 회원을 보유한 피트니스 센터 브랜드다. 회사 차원에서 유방암 예방 캠페인과 푸드 드라이브 지원도 하고 있다.

‘칙칙한 고시원’ 고정관념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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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퀴퀴한 냄새가 풍기는 칙칙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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