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채 국제전자센터 관리단 회장
김민채 국제전자센터 관리단 회장
  • 전희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5.08 11:01
  • 수정 2009-05-0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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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할 뿐이죠"
소신과 강단의 국내 첫 여성 대형 복합건물 관리인
권위주의 탈피·투명경영·예산절감 등 개혁 일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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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는 지상 25층·지하 7층, 3만2000평 규모의 오피스·오피스텔·상가로 구성된 복합건물이다. 가전, 컴퓨터, 카메라, 게임 소프트웨어 등 각종 전자기기를 판매하며 입점 업체가 650개,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이 7000명에 달하는 강남 지역의 대표적 전자제품 쇼핑몰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채(45) 국제전자센터 관리단 회장은 이 거대한 복합건물의 안전과 시설의 운영·관리를 총괄하는 국내 첫 여성 관리인이다. 이른바 잘나가는 ‘백’도 없고 복합건물 관리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제전자센터 관리단 회장에 뽑혔고 소신과 강단 있는 개혁을 통해 깨끗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임이 막중한 자리라 어렵다면서 왜 계속 하느냐고 하자 김 회장은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인정받고 센터 관리단 내에 투명 경영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실업고 출신서 관리단 여성 리더로



경남 거제도 토박이인 그는 고향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상경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돈을 벌고 인정받겠다는 생각이었다. 그저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 하에 대기업에 지원, 당당히 LG전자에 입사해 공장 일부터 시작했다. 회사의 제안제도를 통해 10년간 꾸준히 여러 제안들을 하면서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고 산업 시찰을 자주 다니며 사회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게 됐다. 또 배움에 대한 열의가 남달라 직장에 다니며 야간대학에서 전산학을 배웠다. 똑소리 나게 업무를 처리하니 사내에서 뭐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자리를 옮겨 국제전자센터에서 삼성전자 대리점을 10년 동안 운영했고 2005년부터 2년간 센터 관리단에서 감사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면서 센터 관리단의 지휘봉을 잡고자 마음먹게 됐다. 

“관리단 내부에 비리가 많았고 역대 회장들은 자리보존하며 탁상행정에만 매달렸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영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싶었어요. 제가 대기업을 거치면서 쌓은 다양한 업무 경험들을 토대로 아래부터 개혁해 보자고 결심했죠.”

그의 이러한 소신은 대표위원회 구성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2007년 2월 국제전자센터 관리단 회장에 당선됐다.

“일전에 말단 직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봤는데 빨래하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의아해서 물으니 젊은 부인과 어린 자녀들이 일하다 옷에 묻은 기름때를 싫어하기 때문인데 사내 세탁기가 고장 나서 손수 빨래를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30만원을 들여 세탁기를 구입했죠. 하지만 대신에 30억원 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 회장은 “아래로부터의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이 곧 자신의 스승”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매일 오전 10시면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센터 시찰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한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담당자들뿐 아니라 이를 총괄하는 최고 경영자도 알아야 한다는 원칙도 가지고 있다. 전기 작동실, 냉온수실, 냉각탑 등 위험한 곳까지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 남성 중심 조직문화 ‘위풍당당’ 맞서



그는 관리단 회장을 지내면서 큰 장애를 만났다.

“내부 구성원들이 저를 회장직에서 몰아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어요. 센터 관리단 회장에 올라 여태껏 제 개인의 이익을 좇지 않고 업무에만 충실히 해 왔습니다. 여성이 조직의 수장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없는 비리를 만들어 음해하려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는 힘든 상황이긴 해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정의롭게 살아왔고 떳떳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센터 관리단의 첫 여성 리더로서 투명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나를 지지하고 지켜주려는 구성원들이 있어 감사하다”며 “물러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진출해 여성으로서 겪은 어려움을 잘 알기에 여성 문제에도 관심이 높다. 지난해 8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낙태방지 및 출산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의 패널로 참여해 낙태 금지가 아니라 방지를 위해 출산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여성들이 당당해지려면 무엇보다 실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향후 목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는 제게 다른 사람들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 늘 말씀하셨어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데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시면서요. 큰일을 하려면 나 자신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에서 결혼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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