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실천가 조한혜정 교수가 103명과 함께 만든 공동 창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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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다시 마을이다’를 출간하면서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책을 준비 중이었다. 그 결과물이 ‘교실이 돌아왔다’(또하나의문화)이다.

조한 교수는 지난 1991년 급변하는 시대를 주체하기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문화이론’ 수업을 했던 기록물을 엮어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란 책을 펴냈는데, 이번 책은 그 후속물이나 다름없다. 2006년과 2007년 네 학기에 걸쳐 개설된 ‘지구촌 시대의 문화인류학’의 세세한 흔적들이 오롯이 담겨있다.

지난 2005년 미국과 일본 등지를 다니면서 여러 ‘후기 근대적’ 삶의 변화에 대해 탐사를 하다 다시 강의실로 돌아온 조한 교수는 급변한 분위기에 당혹스러워했다. 이른바 ‘열린 교육’과 ‘7차 교육과정’이 키워낸 세대인 05학번 이후 학생들과의 수업에서는, 억압적 고등학교 시절에서 벗어난 해방감과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날카로운 비판적 지성의 기운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은 치열한 입시전쟁을 치른 후 대학이라는 ‘진리의 전당’을 맛보기도 전에 취직이 잘 되는 학과에 가기 위해 다시 경쟁의 장에 들어가고 있었다. 조한 교수는 이 낯선 학생들과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낯설고 어려운 시대를 꿰뚫어보면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작업을 시작한다.

“나는 이 시대의 인문사회과학 교수는 마당극의 기획 연출자나 영화감독과 비슷한 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교재를 선정하고 첨단 정보를 파워포인트로 멋지게 소개하는 교수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의 망설임과 떨림, 자잘한 욕구와 욕망을 관찰하고 적절히 개입해가며 괜찮은 마당극, 또는 영화를 완성하는 감독과 같은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본문 중에서)”

이 책은 ‘겉도는 제도, 헛도는 삶’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궁리해보는 수업 기록서다. 수업계획서부터 수업마다 주어졌던 과제, 그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의 보고서, 토론의 흔적 등 배움의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간 이들의 세세한 일상이 모두 담겨 있다. 책과 영화를 통해 세상에 대해 알아가던 학생들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여러 종류의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기도 한다(제인 구달, 정진구 전 스타벅스 대표 등). 또한 삶의 여러 현장들 속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추석 연휴 동안 각 집안에서 일어났던 일들, KTX 여승무원 직접 고용을 위한 촛불 문화제 등) 세상과 ‘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여기서 나온 생각들을 어떻게 삶 속에 녹일 수 있는지 고민한다. 고민은 생활 속의 아기자기하고도 유쾌한 실천으로 이어져 ‘세상 바꾸는 게 거창한 게 아니군’ 하는 자신감마저 심어준다.

조한혜정 교수는 요즘 다시 계몽의 시대, 인문학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감지한다. 각기 자기만이 진리를 안다고 떠들면서 바벨탑을 쌓아 올린 것에 대한 성찰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도권 안팎을 넘나드는 교육 실천가인 그는 이번 책을 통해 또다시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교실 붕괴, 강의실 붕괴가 만연한 대학가에 ‘교실’이 돌아왔다고.

교실이 돌아왔다  (조한혜정 한운장 홍아성 외 103명/또하나의문화/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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