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더 테레사’ 박청수 원불교 교무
‘한국의 마더 테레사’ 박청수 원불교 교무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5.01 10:44
  • 수정 2009-05-0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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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소식 들으면 체증이 나요"
50년간 세계 55개국 빈곤·질병 구호활동 펼쳐
"호암상 상금 전액 캄보디아 구제병원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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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수 / 원불교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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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 / 여성신문 사진기자 2004kil@womennews.co.kr
“사실 저는 돈을 많이 쓰니까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웃음) 그런데 인연이 닿지 않았죠. 그러다 갑자기 연락이 온 거예요. 그것도 상금이 2억원으로 두 배나 늘었고요. 캄보디아 무료진료 구제병원에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기쁘던지요.”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박청수(73) 원불교 교무는 수상 소감도 남달랐다.

오는 6월 1일 호암재단이 수여하는 2009년 호암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박 교무는 “캄보디아 구제병원을 운영하는 데 매달 50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번 상금으로 4달간은 걱정을 덜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 교무는 1956년 19세 때 출가해 원불교 교무가 된 뒤 50여 년간 지구촌 55개국에서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나눔과 봉사활동을 펼쳤다. 캄보디아, 인도, 스리랑카 등 빈국의 이웃을 돕기 위해 모금한 돈만 105억원에 달한다.

자신은 한 달에 10만원도 쓰지 않으면서 강연료와 인세 등 수입을 모두 내놓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이끌어냈다. 그래서 해외에선 ‘마더 테레사’에 비견되는 ‘마더 박’으로 통한다.

봄비가 내리던 지난 4월 25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청수나눔실천회 사무실에서 박 교무를 만났다.

정갈하게 빗어 넘긴 쪽찐 머리와 하얀 저고리, 검은 치마가 박 교무의 소박하지만 열정적인 삶을 보여주는 듯했다.

박 교무는 지난 2007년 1월 원불교 강남교당을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맡아온 해외 지원사업을 모두 교단에 넘겼다. 그러나 매년 최소 6억원이라는 ‘큰돈’이 들어가는 캄보디아 구제병원만은 고집스럽게 자신이 맡고 있다.

자선재단인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과 자신이 직접 세운 국내 최초 대안학교인 전남 영광 성지송학중학교, 경기 용인 헌산중학교, 탈북 청소년 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 이사장도 그의 몫이다. 새 거처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도 헌산중학교 바로 옆에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이 집은 살림 공간과 법당, 평생 활동을 정리한 자료전시관을 겸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강권으로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현직에서 물러난 지 벌써 2년인데 직함만 11개가 넘을 정도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변에서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걱정해도 박 교무는 “나에게 주어진 1분 1초도 시시하게 보내서는 안 된다”며 외부 강연조차 소홀히 하지 않는다.

평생 ‘무소유의 삶’ 실천에 최선

박 교무는 “이번 주에도 태백, 춘천, 전주 등 강의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다”며 “가끔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더 많은 분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에는 교단에 넘겼던 해외 지원사업도 다시 도맡을 계획이다.

박 교무는 “3년이면 어느 정도 자립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후배 교무님께 맡겼는데,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청수나눔실천회를 주축으로 다시 모금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싫증이 난다고 했던가. 반세기가 넘는 동안 오로지 가난한 이웃을 위해 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저는 이웃의 어려운 소식을 들으면 체증이 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한마디로 애가 타요. 새벽 2시까지 잠을 못 이룬 적도 많아요. 한 번은 갑자기 임신부처럼 배가 불러와서 병원에 가보니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으냐고, 약은 없고 걱정이 없어져야 병이 낫는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이의 고통을 외면하면 몸으로 병이 나타나는 특이체질인 거죠. 남을 돕는 건 제 이기심 때문이에요. 그래야 제가 자유로워지니까요.”

자신을 믿어주고 힘을 보태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박 교무에겐 나눔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2006년 호암상을 받고 그중 1000만원을 기부했어요. 박 교무에게 주면 온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질 거라는 걸 안다면서요. 지난해 11월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조의금으로 100만원이나 냈고요. 박 선생 말이 이 돈도 장례비가 아닌 좋은 일에 쓰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실제로 부의금은 전액 청수나눔실천회 자선재단 기금으로 적립됐다. 그 이자로 매년 캄보디아 구제병원 2달 운영비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 교무는 강남교당 재직 시절에도 교인들이 개인적으로 쥐어준 돈조차 한 푼도 빠짐없이 회보에 공개하고, 쓰임새도 낱낱이 공개했다.

“지난 50년간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불완전 연소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단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의미 있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앞으로 남은 삶도 마라톤을 완주하듯 열정적으로 살아갈 겁니다.”

박 교무는 사람들이 퇴임 후에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물을 때마다 “느낌이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선문답을 하곤 한다. 그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듯하다.



■ 박청수 원불교 교무는

주요 경력

- 1956년 원불교 출가

- 원광대 원불교학 학사, 동국대 불교철학 석사, 홍익대 철학 명예박사

- 전 원불교 사직교당, 원평교당,

  강남교당 교무

- 전 국제다종교협력기구(TOU) 이사

- 전 지구촌 나눔운동 이사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

- 대안학교 성지송학중학교, 헌산중학교,

  한겨레중·고등학교 이사장

- 원불교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

- 재단법인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수상 경력

 2000년 캄보디아 왕실

‘사하 메트레이 훈장’ 수상

 2001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용신봉사상’ 수상

 2002년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평화여성상’ 수상

 2002년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 

 2005년 일가재단

‘일가상 사회공익부문’ 수상

 2009년 호암재단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

주요 저서

‘나를 사로잡은 지구촌 사람들’

 (1998년, 샘터)

‘하늘 사람’(2006년, 여백)

‘마음눈이 밝아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다’(2007년,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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