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시각장애인 4인의 무한도전

지난해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5월부터 10주 과정으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진행했다. 3기까지 총 15명이 이 교육을 수료했다. 그리고 이들 중 시각장애 1급의 4명이 카페모아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그들이 일하는 실로암 카페모아는 서울특별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설립되어 운영되는 곳이다.

현정희씨는 “너무 거창하게 말씀해주셔서 쑥스럽다”며 “바리스타는 나의 꿈으로 가는 과정의 하나”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미영씨도 옆에서 거든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못 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일 뿐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들은 바리스타가 되기 이전엔 대부분 안마사로 일했다. 현정희씨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안마사로 일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답답했다”고 고백했다. 활동적이고 쾌활한 그에겐 안마사 일은 너무 정적이었다.

윤씨는 “저 같은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사 일은 선택이 아니라 정해진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인식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함요한씨는 “다른 장애에 비해 시각장애인의 고용률은 굉장히 저조하다”며 “안마사 일 외에는 직종이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녀들이 바리스타로 일한 지 한 달. 매출도 점점 늘고 있고 단골손님까지 생겼다.

“바로 앞도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라 아직도 커피 양 조절이 어렵다”는 연옥씨.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장애인도 안마 외에 자신의 적성대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내가 증명하는 셈이니까요.”

그녀들은 더 나아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말한다.

“정성을 다해 원두를 내리고 커피를 만들어 손님에게 드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정희씨.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카페를 오픈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금세 또 다른 꿈이 생길지도 몰라요.(웃음)”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는 그들의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