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결과가 나왔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평가나 정책 평가보다는, ‘여-여’ 대결, ‘야-야’ 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보이며 유권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유권자들은 재보선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주었고, 부평을과 경주에서 승리를 장담했던 한나라당에 0 대 5의 완패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번 재보선의 의미를 축소하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확실하게 내렸다고 보인다. 유권자들은 경제 살리기라는 대의명분으로 추진되어온 성장, 효율, 경쟁 위주의 정책에 반감을 표시했음은 물론이고, 부평을 한 곳의 승리만을 챙긴 민주당에도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질타한 것과 마찬가지인 경고의 메시지를 보인 것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무서웠다. 예상한 결과가 아니라고 하며 애써 위안으로 삼기에는 민심의 심판은 단호했다. 이제 여당과 정치권은 현재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민심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정책을 펴는 것이 돌아선 민심을 위로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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