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개원 26주년 기념 세미나

녹색소비자, 공동육아, 생활협동조합운동, 친환경도시(여성친화도시). 이들 단어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여성’이다.

일본의 한 연구소가 소비자 의식과 행동을 연구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태도를 보였다.

여성들은 공통 과제인 아이 돌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인적자원과 서비스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공동육아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생산한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하는 생협운동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아예 도시공간을 여성(가족)이 살기 좋게 재구성하는 친환경 도시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녹색성장’이다.

정부는 ‘한국형 녹색성장 10대 추진방향’ 중 하나로 ‘소비에서 의식주까지 바꾸는 생활혁명’을 꼽고 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음식을 먹을 때도, 아이를 키울 때도, 더 나아가 주거공간까지도 환경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온실가스 줄이기나 녹색기술 개발, 새로운 녹색일자리 창출 등 다른 추진방향과 비교하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태현)은 개원 26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0일 ‘녹색성장시대, 가족친화 지역환경 조성과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젠더관점에서 본 녹색성장’ 발표에서 “정부는 녹색성장 10대 추진방향으로 생활혁명을 꼽았지만 정책 어디에도 생활혁명의 역할모델로서 여성의 욕구와 경험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녹색성장이 지속가능한 성장이 되려면 젠더관점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성장의 두 가지 원칙인 ‘환경친화’와 ‘경제발전’에 ‘성평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일례로 녹색일자리의 경우 제조업 위주의 남성 기술직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젠더 관점을 반영하면 에너지 절약 전문가나 환경 컨설턴트, 친환경 건축설계사, 유기농 제퓸 생산업자, 환경전문 변호사 등 여성 친화적 녹색 일자리를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녹색일자리는 이름에 걸맞게 적절한 보수와 안전한 작업조건, 일자리의 안정성, 미래 전망, 노동권 등을 만족시키는 ‘괜찮은 일자리’로 발전되어야 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노동행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위험을 감소시키고, 동시에 여성의 고용조건도 개선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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