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력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 영세상인들 한숨
"금력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 영세상인들 한숨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04.24 11:48
  • 수정 2009-04-2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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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통소매점 진출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대기업의 유통 소매점 진출로 인해 이제 전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한 소매점 주인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제는 설 곳이 없는 것 같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랫동안 유통업에 종사했지만 요즘처럼 힘이 든 적은 없었다. 골목골목마다 거대자본이 잠식해 금력(金力)이라는 무시무시한 폭력을 무방비로 맞아야 하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 주위 500개 점포에 영향을 주고, 면적 600㎡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SSM형 슈퍼)은 반경 200m 이내 소점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며 “대기업들이 유통을 장악하면서 거래조건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청소년이 된 아이들을 보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제는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글에 누리꾼들은 1000건에 달하는 추천과 수백 건의 댓글로 공감을 나타냈고, 관련 글도 20여 건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육류, 주류, 담배, 과일, 채소 등은 대형할인점 판매를 제한해 영세상인이 살고 지역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게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기업이 입점 가능한 영업장 평수를 규제하라”는 의견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은 “지역 내 영세상인들은 대부분 지역 내에서 벌어들여 지역 내에서 소비한다. 그러나 대형마트가 소매점에 진출하면 그 돈은 기업으로 간다”며 지역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반론 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소비자를 생각하면 월마트 허용, 한계 상황에 봉착한 영세상인을 생각하면 월마트 금지. 그래도 몇 명 안 되는 영세상인 살리자고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이 비싸게 구입하는 것보다는 월마트가 들어서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견해를 올렸다.

다른 누리꾼도 “영세자영업의 가장 힘든 부분이 점포세와 인건비인데 할인점의 구조는 제조업체의 직원 파견으로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며 “제조업체는 그 비용을 상품 전체 가격에 전가해 가격을 인상시킨다”는 주장을 폈다.

대형할인점 정책에 관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뉴욕시는 월마트의 뉴욕시 진입을 법으로 막았다. 뉴욕에서 가장 가까운 월마트는 차로 30~40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뉴저지의 시커우커스에 있다”고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다른 누리꾼은 “월마트의 입점 거부는 도시계획법에 따른 것이었다. 2008년 이후 뉴욕시의 퀸스, 롱비치 지역에 4개의 월마트가 들어섰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경우 대형마트의 위치 및 판매 제품에 제한을 두어 대형마트의 경우 시내 한복판엔 위치할 수 없고, 판매 물품 또한 채소나 과일을 포함한 최상위급은 둘 수 없다고 들었다” ”일본은 한 동네에 ‘중복되는 가게’가 몰려있지 않고, 편의점은 꽤 많지만 각각 물품에 차이가 있다”는 등 해외 사례를 제시한 글이 눈에 띄었다.

현재 아고라에서는 ‘대형할인점 규제법안을 조속히 제정하라’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영업 품목 제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 휴업일수 지정 등을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청원을 올린 누리꾼은 “17대 국회의원들이 10여 건의 법안을 제출했으나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을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해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며 “그러나 이는 국내외 자본에 동일하게 적용해 규제하는 것이고, 외국에서도 이미 유사한 내용으로 규제하고 있으므로 18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호랑이나 사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들쥐나 토끼를 잡아먹지 않는다”며 할인매장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을 ‘이름값 못하는 동물의 왕’에 빗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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