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 거쳐 펀드 운용 20년 경력
그러나 그는 20년 경력을 지닌 이른바 ‘잘 나가는’ 금융 전문가다.
1989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로 출발, 2002년 지금의 동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듀엣 팀 이름을 붙인 ‘더클래식 진주 찾기’ 펀드 시리즈를 론칭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리서치팀의 운영방식도 여럿이 업무 분담하는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런 그의 안목과 추진력에 힘입어 이 회사는 3년간 운용회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꿈은 금융인이 아닌 가수였다. 인성교육을 중시해 음악을 배우도록 한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7남매 모두 악기를 익혔고 가정 음악회를 열 정도였다. 청소년 시절에는 장학퀴즈에 출전해 어려운 음악 문제를 맞히며 장원을 차지할 만큼 음악에 대한 지식이 깊었다. 본격적인 가수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하던 중, 개교 100주년 기념 가요제에 나가 1등을 차지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로 5개의 음반을 내고 ‘처음 느낌 그대로’ ‘사랑의 서약’ ‘덩크슛’ 등 이소라, 한동준, 이승환, 성시경, 박효신 등의 가수들이 부른 히트곡들을 제조하며 지금까지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음악활동을 소화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회사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한다는 데 좋아할 회사가 어디 있겠어요?(웃음) 잠시 금융 일을 놓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삼성증권에 다닐 때 ‘마법의 성’이 크게 히트 쳐 큰 홍보 효과를 거뒀고 여기(동부자산운용) 와서는 음악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장애로 작용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쉽지 않은 길’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에게서 현실을 고려한 대안이란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음악산업은 기복이 심하고 시장도 어려워 음악만 해서는 생계를 꾸리기가 힘들기 때문이에요.”
회사 일에 전념하던 그가 오는 25일 오랜만에 공연을 한다. 16~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열리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싱어송라이터’라는 타이틀의 릴레이 콘서트에 참가하는 것. 이번 공연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실력파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멋진 콘서트가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음악인으로서 활동을 너무 오래 안 하면 대중에게 잊히게 되잖아요. 가수로서, 작곡가로서의 저를 잘 보여줄 수 있게 하는 데에는 공연만 한 것이 없죠.”
앞으로도 두 가지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이죠”라고 답하는 그의 목소리에 욕심과 자신감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