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작가 류호열 "시각 이미지 교정은 새로운 즐거움"
영상작가 류호열 "시각 이미지 교정은 새로운 즐거움"
  • 김상일 / 여성신문 미술 전문기자
  • 승인 2009.04.24 11:24
  • 수정 2009-04-2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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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IT 산업의 발달로 첨단화된 기술력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의 장점 또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레온하르트 오일러(1707~1783)의 공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축구경기에 사용되던 축구공의 형태는 철저하게 그의 수학 공식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오각형(12개)과 정육각형(20개)의 조각 32면체의 결합에 의해 구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축구공의 형태는 월드컵 모양의 조각 6개와 부메랑 형태의 조각 8개로 만든 ‘팀가이스트’라는 새로운 원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MP3는 음의 파동인 아날로그 음의 신호를 ‘오일러의 삼각함수’를 이용해 일정한 주파수 범위만을 잘라낸 것으로 음의 재생에 필요한 값만을 모아 압축한 파일이며, 이메일 사진 전용에 사용되는 이미지파일(JPEG) 압축에도 ‘오일러의 삼각함수’가 사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오일러의 공식’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첨단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류호열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접목한 미디어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또 다른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예술을 위한 기술’ 즉 예술적 표현을 위해 어떠한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 예술(작품)과 관객의 상호 소통에 있어서 어떤 방식을 택하는가? 이러한 생각들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 -작가노트 중에서-

무관심으로부터의 일상의 착시

류호열이 2000년대 초반부터 보여주고 있는 몽상가적 작업들은 ‘존재의 가벼움’이다. 다소 어둡고 흐릿한 네 면을 이루고 있는 공간 속에서 한쪽 벽면은 빛을 발하고 다른 한쪽은 그림자가 비치도록 설치되어 있다. 내부에 놓인 네 대의 영사기는 정면만을 향하고 있지 않고 다만 작가가 의도하는 여러 각도로 움직인다. 이러한 빛을 얻기 위해 자신이 직접 만든 마스크를 영사기 앞에 설치함으로써 빛의 뒤틀림의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관객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신체의 부분적인 조각의 그림자만이 허공 속에 날아다님을 볼 수 있다.

또한 비디오-주크박스 작업은 디지털의 조작으로 균일한 반복 음과 사운드 효과를 통해 몽상적 비현실 세계로 이끌어간다. 이 단편영화 작업은 편집이나 몽타주 등을 배제하고 있으며 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사를 초현실적 이야기로 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적 아날로그의 개념을 뛰어넘고 있는 3D프린트 RP를 통해 조형적이고 정형화된 구성으로부터 또 다른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의 고속 촬영에서 볼 수 있는 연속동작을 조형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지로 조형되는 3D프린터 RP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금형 샘플이나 조형물, 건축 모형 등에 사용되고 있다.

사실에 대한 시각 교정

사실주의에 입각한 풍경사진은 더 이상 자연에 대한 특별한 감동을 주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의 조형적 재현이나 이미지는 존재의 기록일 뿐이다. 류호열 사진 또한 언뜻 보기에 누구나 찍을 수 있는 평범한 사진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이미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관객이 경험되어진 사실과의 공감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의 사진 작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피사의 사탑’과 같이 기울어진 남산타워, 수평으로 날고 있는 공항 비행기,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나무들, 난간을 비스듬히 걷고 있는 여자 등은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한다. 이는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조작이나 합성 작업이 아닌 촬영 프레임의 수평축을 기울임으로써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장면들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류호열은 단순하고 평범한 시각적 위치에서의 사실적 재현을 배제하고 착시나 원근 교정 및 항공에 의한 시각의 위치 변화 등만으로 새로운 시각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무덤덤한 감각의 일상으로부터 류호열의 몽상적 시각이미지는 새로운 즐거움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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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호 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조형미술대학(HBK) 디플롬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마이스터슐러를 졸업했다. 개인전 9회와 수상 경력으로는 단원미술제에서 ‘미디어아트 2006 안산대상’을 받았다. 단체전으로는 국내외 다수가 있으며 현재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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