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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먹고 이권이나 따주는 건...학연지연이나 따지는 것도 절대 안

돼!...자연파괴하는 개발정책도 절대 안돼!...못해! 안 그러면 다 죽게

돼!” 경쾌한 록리듬에 묻어나오는 노래 가사치고는 냉소적이고 비

장하기까지 한 비판적 절규로 흘러나오는 학전그린 소극장. 관객석

을 가득 채운 이들중에 청소년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어 이채롭

다. 지난 5월 5일부터 공연에 돌입해 뜨거운 호응으로 11월 2일까

지 연장공연중인 록뮤지컬 .

‘모기들이 여기에’가 원제. 아동·청소년극과 사회성 짙은 연극

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그립스극단이 94년 초연한 작품을

극단 학전이 번안해 무대에 올렸다. 예술감독은 김민기, 연출은 박광

정.

록그룹 ‘노 코멘트’ 연주 역시 좁은 무대를 힘차게 확장시켜 준

다. 무엇보다 이 뮤지컬이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대선정

국과 맞물려 일반인들의 ‘과연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소박한 회

의에 현실반전의 설정과 결론으로 어느 정도 청량제 구실을 하고 있

기 때문. 기성세대 정치인의 부패한 모습을 대표하는, 차기 대통령

으로 유력시되는 ‘차대권’ 후보가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청소년에

게 투표권을 주자며 물량공세를 하는 데서 얘기는 시작된다. 처음엔

차대권의 ‘카드’ 선물에 반색하던 고등학교 급우들인 나희망, 공

주, 골통, 장군 등은 역사선생이 내준 선거분석 과제를 하던중 정치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투표권이 있다면 입후보권도 있을 것이란 가

정 아래 나희망이 청소년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에 이른

다. 어린애들의 철없는 장난 정도로 어른들의 비웃음을 사던 이들

의 정치행동은 어느덧 수많은 지지 속에 점차 강도를 더해가고 이에

위협을 느낀 차대권은 정치테러와 음모설 조작등의 기존 정치행태로

이들을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청소년 스스로도 자신들이 혐오해마

지 않던 기성 정치인들의 정치행태를 어느새 닮아가고 있다는 자각

이 싹트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갈등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제는 정치에 대한 회의나 무조건적 방관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

층 적극적이고 엄밀한 감시자가 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꽃필 수 있다는 다소 평이한 결론과 교훈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7

월 말 이 극을 본 후 또하나의문화 회원, 서울과학고, 성심여고 등이

참여해 벌인 작은 토론회에서도 이 ?캥贊朞?결론에 대한 비난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청소년들이 대안으로서 정치활동을 하는 것

이 아니라 그저 정치인들에 대한 반발로 그러는 것만 같다”, 너무

현실성이 없다. 오히려 차대권이란 캐릭터에 공감한다. 모스키토들이

당선되었더라도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회의 섞인

반응들이 학생들로부터 나왔던 것.

그러나 이 날 토론회에 참여했던 서강대 교육학과 정유성 교수의

평대로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해결과 대안찾기는 반성하는 어른들

과 깨어있는 청소년들이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이란 명확한 메시

지 전달로 어느 정도의 감동 부분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공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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