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4.24 11:07
  • 수정 2009-04-2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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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크기가 인생의 성과를 결정한다.”

MBC ‘장학퀴즈’로 기억되는 차인태아나운서가 예순여섯 해를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흔적’이란 한 권의 책을 냈다. ‘흔적’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 졸업 후 MBC에 입사해 방송 현장에서 일한 30여 년, 그리고 대학 강단에 서 있는 현재의 모습까지 담고 있다.

현재 경기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제자들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는 삶의 용기를 제시한다. 그는 책 서문에서 “예순여섯, 내게는 아직 꿈이 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는 것이다. 뒤에 오는 후배들에게 뒷모습이 초라한 늙은이가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았던 인생의 선배로서 한 줌의 열정을 안겨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세월은 얼굴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 없는 삶은 영혼에 주름을 만든다. 나이가 들어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의 결핍으로 늙는다고 하지 않던가”라고 말하고 있다.

1973년부터 현재까지 17년 2개월간 동고동락한 ‘장학퀴즈’에 대해 차인태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었다”며 “‘장학퀴즈’에 출연해 내일을 꿈꿨던 이 땅의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그가 출연한 어린 학생들에게 물었던 한결같은 질문이 있다면 “장래 희망이 뭐니?”였다. 저자는 “일반인의 TV 출연도 드물었고 출연자들이 나이 어린 고교생들이라 잔뜩 긴장해 있기 마련이어서 녹화 전에 학생들과 일일이 면담을 하곤 했다”며 “긴장도 풀어주고 퀴즈 도중에 쓸 인터뷰용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중에 기억나는 학생으로는 제3기 장원이었던 이규형 영화감독을 들었다. 저자는 “이규형은 첫 출연부터 기 장원 전까지 일관되게 장래 희망을 영화감독이라고 했다. 장래 희망이 뭐니? 물으면 의사 아니면 교수, 기업가라는 말이 나오던 시절이라 영화감독을 하겠다는 그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 감독과 사전 인터뷰를 하면서 ‘이 아이가 단순 암기식 공부를 한 게 아니라 다양하고 폭넓은 독서를 했구나’ 하고 알아봤다. 저자는 또 한 사람으로 가수 김광진을 떠올렸다. 김광진은 1979년 ‘장학퀴즈’에서 음악문제로 장원이 됐다. 클래식 음악 몇 곡을 들려준 뒤 공통적으로 연상되는 숫자를 묻는 난도가 높은 질문을 그가 맞힌 것이다. 저자는 “당시 김광진은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밖에도 1976년 ‘장학퀴즈’에서 2등을 한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어릴 적 꿈이 권투선수였다는 일화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70년대 인재에 대한 투자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장학금과 프로그램 제작비를 지원한 고 최종현 SK 회장과의 인연도 밝혔다.

저자는 “돌아보니 20대까지의 나는 ‘2등 인생’이었고 30~40대의 나는 사생활을 포기한 ‘못난 가장’이었고 50대의 나는 인생의 갈림길에 선 ‘고독한 중년’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그때마다 내 곁에 그런 나를 붙들고 꿈꾸게 했던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생 제4기를 앞둔 오늘, 이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그가 꿈꾸는 마지막 행복, 최고의 성공이라면서.

‘흔적(The Trace of Courage)’  (차인태 지음/ FKI미디어/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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