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교…페미니즘 내세운 최초 대안학교
여성·시민단체 활동가, 여성학자 등 대거 참여

세계 최초로 NGO 활동가를 위한 페미니즘 학교가 국내에 문을 연다.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 한국’(위원장 고정갑희 한신대 교수)은 지난 18일 창립포럼을 열고, 오는 10월 ‘글로컬 페미니즘 학교’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NGO 활동가를 위한 대안학교는 있지만,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운 학교는 처음이다.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Network for Glocal Activism·NGA)는 이름 그대로 ‘글로컬(Global+Local 세계화+현지화) 운동’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고정갑희 위원장은 “빈곤과 인권침해, 환경파괴 등의 문제는 국경의 구분 없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시민사회운동은 여전히 한 국가, 한 지역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제는 시민사회운동도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글로컬 운동’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컬 운동을 위한 대안이론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페미니즘이다.

고정갑희 위원장은 “남성의 임금노동을 기본 모델로 하는 ‘마르크스주의’로는 여성의 가사노동과 모성노동 등 자본이 여성의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없고, 생태주의로도 시민사회운동이 주되게 다루고 있는 빈곤이나 인권, 정치, 의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다”며 “남녀는 물론 전 지구적 의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페미니즘이야말로 글로컬 운동 시대의 새로운 대안이론”이라고 설명했다.

글로컬 페미니즘 학교는 오는 6월 시범운영을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페미니즘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주요 교과목은 ‘남반구 관점에서 다시 읽는 세계사’ ‘녹(생태)-적(노동)-보라(여성)가 만나는 새로운 운동 철학’ ‘지구지역 사회운동·여성운동’ ‘라틴아메리카의 가사노동자 운동 조사 및 경험 배우기’ 등이다.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 한국에는 페미니즘 이론 전문가인 여성학자는 물론, 교수, 여성·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대거 동참하고 있다.

김은실·정지영·허라금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배은경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교수, 김세균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강내희 문화연대 공동대표, 허오경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조직팀장, 김금숙 한국노총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여성국장, 우석균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정선애 한국인권재단 사무처장, 홍잉 ARENA(아시아학자지역네트워크) 활동가 등 61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만이 아니다. 현재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아르헨티나, 케냐, 네덜란드 등 6개국에서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창립포럼에도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 구성 논의를 위해 조한나 켈러 ‘에이즈 법률 네트워크’ 대표(남아공), 마르타 파트리시아 벨레스 타피아 ‘가사노동자 지원센터’ 소장(멕시코), 펑위앤 ‘중국법학회 가정폭력 반대 네트워크’ 이사(중국) 등 3개국 7명의 NGO 활동가가 방한해 참여했다.

고정갑희 위원장은 “전 세계 사회운동가들이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해 반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세계사회포럼을 만든 것처럼, 글로컬 운동에 뜻을 같이 하는 전 세계 NGO 활동가들이 서로 이슈를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해갈 수 있도록 네트워크 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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