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격동의 시대 속 로맨스로 ‘여심잡기’ 한창
극장가,격동의 시대 속 로맨스로 ‘여심잡기’ 한창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4.17 11:44
  • 수정 2009-04-17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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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제독의 연인…매란방
불투명하고 악에 찬 시대 속 꿋꿋한 사랑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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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의 소설 ‘오래된 정원’에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추구한 세대의 초상이 담겨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시대가 있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함이 인정되지 않던 시대. 소설 속 현우와 윤희처럼, 자신들 앞에 가로놓인 불투명하고 악에 가득 찬 시대를 용납할 수 없어도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야 했다.

결코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피난 당해야 했고, 그 고초에서 벗어난다 한들 빈손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확신조차 가질 수 없었던 그런 시대가 있었다.

최근 격동의 역사 속에서도 사랑을 지켰던 연인들의 로맨스가 극장가를 물들이면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개봉 후 중년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더 리더-책 읽어 주는 남자’는 총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10대 소년 ‘마이클’과 30대 여인 ‘한나’의 짧지만 격정적인 사랑을 파격적인 베드신과 함께 그렸다. 영화는 나치에 협력한 전력을 지닌 여인과 소년과의 운명을 뒤흔든 사랑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이 겪은 사회적 고민을 다룬다. 정치적 의지 없는 행동으로 나치 전범으로 몰린 비극적 주인공 ‘한나’를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영화이기도 하다.

제2의 타이타닉이라 불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독의 연인’은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의 적백 내전을 배경으로 두 연인의 극적인 사랑을 그린 실화 로맨스로, 러시아의 전쟁 영웅이자 마지막 최고 집정관이었던 ‘알렉산드르 코르차크’의 숨겨진 러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평생을 바다 위 배에서 전투를 치르며 살아온 코르차크와 단 2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50년간 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아온 여인 ‘안나’의 사랑을 담아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얼마 전 러시아 해군함대 기록 보관소에서 두 사람이 나누었던 53통의 편지가 발견되면서 100여 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영화는 코르차크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역사 속에 감춰졌던 그의 운명적 러브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 여성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베리아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투신과 거대한 해전 장면은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스펙터클한 로맨스 블록버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영화 ‘패왕별희’의 실존 모델이자 천재 경극배우 ‘매란방’의 실화를 그리고 있는 영화 ‘매란방’도 지난 16일 개봉했다. 이 영화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0년대 중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인민해방전쟁으로도 불리는 내전 속에서 중국인들의 유일한 위안이자 자부심이었던 전설적 경극배우 ‘매란방’의 드라마틱한 삶과 그의 운명적 연인 ‘맹소동’과의 사랑을 그렸다. 주인공 ‘매란방’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홍콩스타 ‘여명’이, 그가 사랑한 연인이자 남장 경극배우 ‘맹소동’은 장쯔이가 열연했다. 

지난달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첸카이거 감독은 “15년 전 내가 만든 ‘패왕별희’ 하고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며 “사랑보다 경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슬픔과 예술인으로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산 매란방의 고뇌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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