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약탈 흔적으로 본 역사의 흥망성쇠
문화유산의 약탈 흔적으로 본 역사의 흥망성쇠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4.17 11:26
  • 수정 2009-04-17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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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의 눈으로 본 문화재 반환 문제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맨 왼쪽)가 14일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출판기념회를 찾은 축하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맨 왼쪽)가 14일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출판기념회를 찾은 축하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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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문화재 반환, 우리 모두의 숙제다.”

우리나라 여성 최초 외무고시 합격자로 알려진 김경임(61) 전 튀니지 대사가 오랜 외교관 경험과 관록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유산 약탈사를 주제로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김 전 대사는 14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김 전 대사는 책 서문에서 “외교관으로 30년간 재직하며 주로 문화외교를 전문분야로 다뤄왔다”며 “문화재 반환운동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고, 또한 동참하는 의미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가 문화재 반환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1990년대 파리 유네스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근무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국제사회는 문화재 반환 청구국과 문화재 반환 반대 국가로 양분돼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던 때였는데, 김 전 대사는 많은 나라가 문화재 수호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특히 당시는 우리 정부가 프랑스와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요구하기 시작한 때로 김 전 대사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도서 반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교섭이 결렬됐던 안타까운 경험을 갖고 있다. 결국 그때부터 저자는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를 국제적 시각으로 다루는 집필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책 제목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은 고대 로마시대 각 지역에서 강한 권력을 상징하는 오벨리스크를 일컫는 말로 고대사회 문화재 약탈의 대표적인 흔적이다.

오벨리스크는 고대 이집트 왕조에서 어둠을 정복한 태양의 신 아몬(Amon)을 위해 세운 것으로 붉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길이 20m 내외, 무게 200~400톤가량의 석조물이다.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은 아우구스투스 황제 재위 시절인 기원전 10년께  카이로 부근 태양의 도시 헬리오 폴리스에서 1000년 이상 서 있던 오벨리스크 4개가 동시에 뽑혀 로마지역으로 이동됐는데, 그 중 알렉산드리아로 옮겨온 2개의 오벨리스크를 말한다.

이는 아우구스투스가 클레오파트라와 그의 연인 안토니우스의 연합군을 악티움 해전에서 격파한 뒤, 클레오파트라로부터 배신을 당했던 그의 숙부 카이사르를 기념하기 위한 명목으로 옮겨온 것이다.

이런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은 이후에도 전례를 남겨 정복과 약탈의 세계사 속에서 문화적 헤게모니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념비가 됐다. 오벨리스크의 이동은 19세기에 이어져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이 하나씩 가져가는데 그 중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은 런던 템스 강변과 뉴욕 센트럴 파크에 각각 옮겨졌다. 그 엄청난 운반 작업에 들어간 과학기술의 힘을 대대적으로 과시하게 되면서 현대사 속에서는 강대국의 힘의 상징으로 통하게 됐다.

김 전 대사는 이와 같은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는 문화유산의 약탈 흔적을 소개하고 그것을 통해 역사의 흥망성쇠를 읽어냈다.

그는 “문화재 문제에서 유럽 국가들의 과거 약탈 관행을 살펴보고 이들의 현재 입장을 파악하지 않고는 약탈 문화재 반환문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김경임 지음/ 홍익출판사/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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