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월 20일 7호>

변화하는 주부문화
가족이 여자 행복의 모든 것일 수는 없다

 

사회구조 속에서의 가족, 또 그 안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무엇일까. 가족과는 별개인 여성의 자아 정체성과 딜레마는 어떤 것일까.

여성신문이 창간 초기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온 이슈다. 그 관심은 1989년 1월 20일자 7호부터 시작해 4회 연재된 기획진단 ‘주부문화 변화하고 있다’로 대변된다. “가족이 여자 행복의 모든 것일 수는 없다”는 도발적 명제로 시작된 기사는 주부가 아닌 ‘나’를 찾는 움직임, 남편 의존에서 벗어나 홀로 서기, 자식에게 쏟아 붓는 과도한 기대 등 주부 현실의 이면을 분석한다.

구지윤의 ‘노래교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직업을 찾는 기혼 여성들이 급증하며 특별히 아픈 데 없는 여성들이 병원으로 몰려가는 현상 이면엔 가정 밖 ‘새로운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의 열망과 방황이 있다. 남편과의 어긋난 관계로 원인 모를 속병을 앓기도 하고, 반대로 가부장제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남편을 학대하기도 한다. 사회에 대한 보상심리는 ‘자식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란 통념 속에 맹목적인 교육 투자로 이어진다.

여성신문은 기획진단을 마무리하며 새 일을 찾은 기혼 여성들의 좌담회를 통해 ‘나와 사회’ ‘나와 남편’ ‘나와 자식’ 삼각구도 속 딜레마를 벗어나는 방법은 기존 주부문화의 변화이고, 이는 주부가 ‘나의 존재’를 재인식하고 자신감을 갖는 데서 출발한다고 결론 내린다.

[출처 : 세상을 바꾼 여성사건 101가지, 여성신문사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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