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베이비파우더 피해자들, 집단소송
석면통합부서·석면특별법 등 마련 촉구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일 식약청장, 노동청장과 함께 석면이 검출된 8개 베이비 파우더 제조사 대표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cialis manufacturer coupon cialis free coupon cialis online coupon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일 식약청장, 노동청장과 함께 석면이 검출된 8개 베이비 파우더 제조사 대표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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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30년이 석면 잠복기라면, 탯줄을 뗄 때부터 석면 파우더를 사용한 8살짜리 우리 아이가 38살이 됐을 때 석면 파우더 노출에 따른 피해와 다른 원인으로 생겨난 성인병을 어떻게 구분하죠?”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여름만 되면 땀띠 때문에 석면 파우더를 썼는데,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제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되나요?”

8일 오후 2시 긴장된 표정으로 아이를 업거나 아이 손을 잡은 엄마들이 환경연합 사무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NGO를 방문한 엄마부터 수줍어서 자기 소개를 못 하는 엄마, 10년간 석면 파우더를 사용했다는 학생 등 여성 10여 명이 ‘석면 베이비파우더 피해자 집단소송 예비 모임’에 참석해 이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모인 여성들은 시종일관 각계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석면 피해와 소송 과정 등을 숨죽이며 진지하게 경청했다. 

가장 연약하고 민감한 아기들이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돼 엄마를 비롯해 이를 사용하는 여성들을 공분에 휩싸이게 만든 석면 파동이 사회에 충격을 주며 법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화장품, 알약, 풍선 등 생활용품에도 석면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가운데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석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중피종, 진폐증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분석 자료를 발표해 사회가 패닉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석면 파동을 촉발시킨 베이비파우더 및 여성 화장품의 주성분인 ‘탈크’는 분말 형태의 광물질로 수술용 장갑, 껌 등 우리 일상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탈크를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를 관리 감독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탈크 속에 섞일 수 있는 석면 성분을 걸러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특히 석면에 오염된 탈크가 여성 회음부에 노출될 경우 난소암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장품을 이용하는 여성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석면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1급 발암물질로 10~40년간 잠복기를 거쳐 폐암 등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석면에 오염된 덕산약품공업에서 탈크를 공급받은 업체는 무려 304곳이다. 식약청은 이를 원료로 사용한 ㈜로쎄앙에서 만든 5개 화장품을 회수했으며, 그 외 유명 화장품 업체 H사에서 공급된 원료에서도 석면이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은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식약청은 304개 업체 중 로쎄앙을 제외하고 남은 제약업체 100여 곳, 의료기 업체 180여 곳의 명단 공개를 고민한 끝에 여론과 업계 측의 요청에 따라 석면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을 9일 발표키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식약청은 탈크 원료 제조수입 업체 37곳을 대상으로 석면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전약품, ㈜그린제약, ㈜대신무약, 대흥약품, ㈜영우켐텍, 화원약품, 화일약품㈜ 등 7개 업체가 공급한 탈크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양대는 최근 환경부 의뢰로 생활용품 27개 품목, 444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냉장고·세탁기·자전거 등 6개 품목 47개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서울과 수도권,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23개 업종 153개 사업장 건축물의 석면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77곳(50.3%)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철도공사 조사에서는 수도권 전철역 33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사(2007년) 결과 전국 100개 학교 가운데 88개교에서 석면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석면이 ‘일상’ 곳곳에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부 석면 전문가들은 석면을 대하는 국민들의 불안이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들은 석면이 피부로 흡수되지 않고 알약 등을 통해 먹었을 때도 그 위험성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의약·화장품 등에 석면이 검출돼서는 안 된다’고 명문화돼 있고 2005년부터는 유아제품에 탈크를 쓰지 못하도록 규제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석면을 0.1% 이상 함유한 제품의 제조 및 수입을 금하는 법’을 건축자재에만 적용해 석면 물품의 위험 기준을 모르는 국민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 관련 시민단체 등은 이미 5년 전 보고서를 통해 석면 탈크의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현 사태를 부른 정부의 ‘뒷북행정’을 질타하며 각 부처의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산품에 함유된 석면은 딱히 정해진 관리 부처가 없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서로 협력해 석면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석면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식약청장, 노동청장과 함께 석면이 검출된 8개 베이비 파우더 제조사 대표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석면 베이비파우더 피해자 대규모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석면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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