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편의 어디 갔나?" 곱지 않은 시선

시중 은행들이 4월 1일부터 개점과 폐점 시간을 종전보다 30분씩 앞당겼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바꾼 것.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대체로 좋지 않다.

은행들이 근무시간 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고객들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누구를 위한 서비스 제도인가. 고객이 불편을 겪는다면 그건 실패한 제도 아닌가?”라며 “국민 세금으로 살려낸 금융기관들은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심히 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비스 업종이면 서비스 업종답게 고객 편의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말로 고객을 위한다면 아침보다 저녁시간을 더 늘려줘야 은행 일을 보기가 편한데 지금대로라면 하루 결근해야 일을 볼 수 있다”거나 “경기도 안 좋은데 작은 규모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은행 마감시간 4시를 맞추기 위해 하루 종일 달달거리고 뛰어다녀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미국은 은행 업무시간이 점점 길어져 보통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요즘 서부 지역의 경우 평일 오전 7시 30분~오후 6시, 토요일 오전 7시 30분~오후 2시, 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라고 소개했다. 이 누리꾼은 국내 외국계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예전과 동일하게 운영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은행이 너무 빨리 문을 닫는다”고 못마땅해 했다.

누리꾼들 중에는 “이렇게 해서 수수료를 더 먹겠다는 것 아니냐”며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서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일단 은행들은 현금 인출과 계좌이체 시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의 면제 시간을 앞당겨진 시간만큼 30분 연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비켜갔다.

“(고객들을) 인터넷으로 다 몰아낼 모양인데, 해커가 작정만 하면 다 뚫리는 인터넷, 난 이용하지 않는다. 정작 금융사고 일어나면 모든 책임 고객에게 다 돌리고”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주식시장 개장 시간에 맞추려고 업무시간을 변경한 모양인데, 차라리 증권회사 업무 시간을 변경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지적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러한 누리꾼의 지적처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인해 6월부터 증권사 계좌를 통해 공과금 납부와 신용카드 결제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가 가능해지게 됐다. 이에 증권사와 은행 간 송금과 업무연계가 가능하도록 영업시간을 맞추려는 것이 은행 측의 의도다. 물론 영업 시간을 앞당기면 은행지점 직원들의 퇴근 시간이 빨라진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은행 관계자인 듯한 한 누리꾼은 “은행이 손님 돈 받아 금고에 넣어두고 퇴근하는지 아나 본데요, 업무 마감뿐 아니라 한국은행, 그리고 은행 상호 간 자금을 맞추고 하는 업무들이 있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글에는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고 마감을 빨리 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바꿔라. IT 강국이라는 나라가 아직도 마감 못 해서 은행 시간을 당기나”라는 반론이 달렸다.

그러나 정작 은행 직원들조차도 업무시간만 앞당겨졌지 좋아질 게 없다는 입장이라는 게 문제다. 어차피 이전에도 입출금을 맞추다 보면 저녁시간을 넘기기 일쑤였고, 오후 6시가 넘어야 받을 수 있는 시간 외 수당의 인정 시간도 그대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을 둔 여성 직원들의 경우, 출근 시간이 빨라져 자녀들을 유치원이나 교육기관에 데려다 줄 시간도 더욱 빠듯하게 됐다고 곤란해 했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은행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대다수 고객들이 불편해하고, 심지어 은행원들조차도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게 됐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번 ‘영업 시간 앞당기기’ 조치를 누리꾼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상당수 은행 지점들은 당분간 시행 초기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폐점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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