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에 도전한 발칙한 ‘시네마 키드’의 좌충우돌 모험기
스필버그에 도전한 발칙한 ‘시네마 키드’의 좌충우돌 모험기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4.03 11:03
  • 수정 2009-04-03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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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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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영화를 기억하는지. 지난 2005년 개봉된 이 영화는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로 지구와 우주의 신비를 이야기한 젊은 감독의 데뷔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 팬을 만들어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가스 제닝스의 신작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Son Of Rambow: A Home Movie)’은 무대를 1980년대 영국의 한 작은 마을로 옮겨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모티브로 그려낸 또 한 편의 색다른 영화다.

영화에 빠져 있던 어린 시절, ‘나도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든가 ‘장래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한두 번쯤은 가져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가스 제닝스 감독 또한 그러했던 듯.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람보’를 동경한 두 소년이 신인 감독 콘테스트에 출품하기 위해 ‘람보의 아들’이란 제목의 영화를 만들면서 겪는 좌충우돌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11세의 초등학생인 주인공 윌 프라우드푸트와 리 카터는 각기 다른 이유로 학교에서 겉도는 외로운 아이들이다. 독특한 종교를 가진 집안에서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 윌은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TV를 엄격히 금지하는 탓에 수업시간에서조차 비디오를 볼 수 없는 윌의 유일한 낙은 교과서나 화장실 벽 가득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뿐이다.

반면에 형과 단 둘이 노인 요양시설에 얹혀사는 리는 마을 최고의 악동.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극장에서 담배를 피우며 영화를 불법 녹화하는가 하면 수업시간에는 걸핏하면 교실에서 쫓겨나기 일쑤인 그에게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

형의 비디오카메라를 몰래 빌려 ‘람보의 아들’이란 영화를 찍어 콘테스트에 출품하겠다고 나선 리. 그러나 혼자서 감독과 촬영, 배우까지 하기는 불가능한 일.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이가 있었으니 학교 최고의 순진 소년 윌이었다.

독특한 상상력을 가진 윌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행동력의 소유자 리가 의기투합, 영화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영화 촬영 도중 일어난 갖가지 에피소드들로 인해 피로 의형제를 맺은 둘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큰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이들은 우정을 회복하고 무사히 영화를 완성해 출품할 수 있을까.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극장가를 잠식한 할리우드 대작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를 살려주는 것은 감독의 전작이 그랬듯 영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기발한 착상, 여기에 연기가 처음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두 소년의 천진난만한 연기가 재미를 배가한다.

큰 사고를 겪고 우정을 회복한다는 뻔한 스토리지만 영화가 식상하지 않은 것은 허수아비가 람보의 적이 되고 하늘을 나는 강아지가 등장하는 등 영화 내내 펼쳐지는 재기발랄한 에피소드 때문이다. 소년들의 우정과 고민, 가족과 종교 문제 등이 유쾌한 코미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어른이 되어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얼핏 보면 청소년 영화 같지만 사실은 어른들에게 더 신선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대작의 홍수 속에 지친 영화 관객들에게 봄바람처럼 상큼함을 전해줄 작품으로 추천한다.

감독 가스 제닝스, 주연 빌 밀너·윌 폴터, 16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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