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임미령 "삶이란 미로 속의 초월과 극복"
화가 임미령 "삶이란 미로 속의 초월과 극복"
  • 김상일 / 여성신문 미술 전문기자
  • 승인 2009.04.03 11:02
  • 수정 2009-04-03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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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는 화원(花園)은 화려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꽃이 주는 화사한 생기가 하나의 생명체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많은 예술가들이 꽃을 즐겨 표현하고 있다. 임미령 또한 자연의 꽃밭을 배경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화려한 화면은 안개가 피어오르듯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녀의 꽃밭은 욕망을 품은 현실이 되기도 하고 이상이 되기도 한다. 그녀의 그림은 자연의 정적인 세계와 동적인 느낌을 주는 율동의 선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현실의 이중성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삶이란 욕망으로 인해 대상 간의 끊임없는 차이와 갈등과 모순 등으로 계속 변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모순 속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삶에 대한 의지는 자신과 상관없이 한 생명체의 존재조차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과 경험을 말하거나 표현하기 위해서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통념에 대해 거부감과 부자연스러움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여성 작가로서 창조해낸다는 것은 성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전통에서는 여성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과학 또한 여성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종속된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삶의 현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려는 듯 화필은 끝없이 칠하고 덧칠하며 잃어버린 시간과 잊힌 시간들을 추스르고 있다. 이렇듯 현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란 궁극적으로는 초월이나 극복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욕망은 인간의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

임미령은 주로 오방색(五方色)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방색은 전통적으로 제색(察色)이나 단청(丹靑)과 같이 의식이나 의례에서 사용되는 색상이다. 주로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원색과 검정, 흰색 등을 사용한다. 그녀는 이를 혼합하기보다는 오히려 색상 자체의 고유한 표현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색상들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와 심리적 동요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순수한 욕망의 표출로서 이러한 색상들을 사용하며 색과의 유희를 즐기려 한다.

임미령의 작품은 화면 전체에 깔려 있는 원색 대비, 색과의 겹침, 배합 등이 절제된 화면으로, 좌우 대칭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를 구성하고 있는 형상들은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양상들로 채워져 그녀의 내재된 무의식, 본능의 에너지를 시각화하고 있다.

“욕망은 인간의 삶을 지속시키는 동력이 되며, 이성으로써 통제되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는 예술가에게 무한한 창작의 힘과 동기를 부여한다.” -작업 노트 중에서-

무의식은 무한한 창조력의 근원지이며 욕망은 삶의 동력이다. 결국 표현한다는 것은 자기 존재의 드러냄이며, 새로운 형태의 발견은 자기 나름의 해석이다. 이렇듯 임미령은 작품 창작을 통해 무의식과 욕망의 진정한 실재를 드러내려고 통념적 사회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하며 자기실현을 해가고 있다. 작가는 자기실현의 장으로 존립하기까지 무한한 탐구와 자기성찰 또한 필요로 한다.

그녀는 그림에서 화려한 색채로 자신의 본능과 욕구를 의식하듯 표현하고 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원색들의 움직임 또한 보다 깊은 심층을 자극하고 욕구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꽃과 식물의 기관 등은 화려한 색채로 표현되고 있으며, 산과 같은 자연은 율동적인 윤곽선과 탐미적인 시선들이 느껴지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도상들과 상징들은 유희를 즐기듯 화려하게 장식되며 생명감이 충만되어 동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들로 펼쳐지고 있다. 이는 마치 숨은 그림 찾기와도 같은 맥락을 이루는 듯하다. 작가는 인간이 느끼는 무의식 세계의 욕구와 욕망, 즉 삶의 본질을 찾아가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알아보기 어렵고 추상적인 작품들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사물들이다. 다만 좀 더 가까이 접근하여 표현함으로써 생물학적인 형태는 추상미를 가미하고 있다. 이는 때로는 신비스럽고 몽환적으로 느껴지는 추상환상주의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색채나 선들은 여성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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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7회와 한국 미술과 프리미티비즘전 외 70여 회에 이르는 단체전시회를 가졌다. 공모전 및 수상 경력은 1985년 제4회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 제7회 중앙 미술대상전 특선, 1987년 제10회 중앙 미술대상전, 1996년 제3회 공산 미술제 공모전, 1999년 제25회 서울현대미술제 초대작가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물로는 동시 그림책인 ‘달님과 나무’가 있다. 현재는 서울교대, 용인대를 출강하며 천주교회에서 그림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전업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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