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들은 ‘혼자’를 두려워하는가
왜 여성들은 ‘혼자’를 두려워하는가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4.03 10:52
  • 수정 2009-04-03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푸른숲/ 1만3000원)

여성 심리학자가 제시하는 ‘행복 방정식’
혼자를 넘어 고독단계 이르면 ‘평화상태’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푸른숲/ 1만3000원)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푸른숲/ 1만3000원)
영국의 여성 작가 프랜시스 버넷의 ‘비밀의 정원(The secret garden)’은 아홉 살에 고아가 된 소녀 메리가 비밀의 정원을 알게 되면서 겪는 긍정적인 변화를 다루고 있다. 사랑을 모르고 자란 메리는 정원을 살리기 위해 일도 하고,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새를 만나 마음을 나눈다. 정원을 통해 메리는 자신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불구였던 사촌의 건강도 회복시켜준다.

살면서 운이 좋은 여성들은 ‘비밀의 정원’을 발견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시간이 지나고 두려움과 수치심이 스며듦에 따라, 자신을 의심하고 방향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20년간 심리치료사로 여성들을 상담해 온 플로렌스 포크는 “여성들이 잃어버린 비밀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길을 함께하고 정원 밖에서 기다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들이 각자 원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그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가 만난 대부분의 여성들은 싱글, 커플을 막론하고 ‘혼자’임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성공했다고 불리는 여성들조차 복잡한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미국 뉴저지 주립대학교 영문학 조교수였던 저자조차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면서 심리치료사로 직업을 바꿀 정도로 힘겨운 심적 변화를 겪었다.

여자는 왜 혼자임을 두려워할까. 어떤 사회적 요인들이 만들어낸 현상일까. 플로렌스 포크의 저서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는 실제 상담사례들을 통해 여성이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혼자인 것에 대한 두려움의 근원을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찾는다. 청소년기의 여자아이들은 친구와 맺는 우정, 그룹의 소속 여부, 부모와의 관계에 따라 자신을 만들어나간다. 친구로부터 받는 상처, 그룹으로부터의 소외, 부모와의 거리감으로 인해 딸은 자신의 선택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 포크 학자는 “두려움을 내면화한 여성들이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진정으로 독립적인 삶을 일구어가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근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부모 교육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너를 챙기기 전에 주위를 보살피고 좋은 관계 맺기에 힘써야 한다’고 주입된 메시지는, 여성들로 하여금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게 만든 사회적 요인도 지적한다. 이로 인해 여성들은 결핍감을 채워줄 남자친구나 남편 등 외부관계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포크 학자는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혼자임이 하나의 기회인 것을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혼자 있기’는 세상과 단절되어 홀로 보내야 하는 종신형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위한 자원과 가능성이 숨어 있는 기회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여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혼자 있기 연속선상에서 도달하는 마지막 지점은 ‘고독’이다. 그는 고독과 고립이 유사어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내면이 고요하고 감정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인 평화를 주는 것이 바로 ‘고독’이라고 설명한다.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보니 나는 고독이 선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모든 여성이 나와 같이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혼자임이 무엇인지 이해함으로써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의미로든 혼자인 여성들이라고 확신한다.”(본문 60~61쪽)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고독’을 창조의 원천으로 삼은 작가와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혼자서도 충만한 기쁨에 젖어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오늘도 미술관에는 혼자 작품을 관람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을 관찰해보면 대부분 외로움이 아니라 고요한 자유가 흘러넘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혼자서도 잘 사는 여자가 되는 힘은, 결국 우리 안에 있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