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때린 엄마 신고한 딸
자신 때린 엄마 신고한 딸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03.27 12:28
  • 수정 2009-03-27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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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상처가 더 아프다"
공무원시험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딸에게 손찌검을 한 엄마가 딸의 신고로 불구속 입건됐다. 대학 4학년인 딸을 꾸짖으면서 손등을 때리고 목을 잡아 거칠게 밀친 혐의다. 딸은 경찰에서 “엄마가 대학생활 내내 공무원시험 준비를 강요했고, 최근에는 취직한 친구들까지 거론하며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고 어머니를 신고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딸은 또, 어머니가 자신에게 자주 손찌검을 해왔다며 강력한 처벌과 함께 ‘100m 접근금지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어머니는 “딸이 하도 공부를 하지 않아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타일렀을 뿐이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라고 한 것도 다 딸을 위하는 마음에서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누리꾼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많은 누리꾼들은 ‘꾸지람과 손찌검을 했다고 부모를 고소한 딸의 행위는 패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 세상 서글프다. 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행동인데, 자식이 부모를 고소하고. 왜 이렇게 세상이 각박해지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고, “요즘 애들, 정말 하늘이 무섭지도 않나 보다. 부모님께 그렇게 하면 천벌 받는다”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미 성년을 넘은 나이에 부모님의 폭력이 문제가 되었다면 마땅히 자립해서 부모님 슬하를 떠나는 게 도리지, 부모의 집에 머물면서 접근금지 처분을 바라는 딸의 행위는 너무 유아적 행위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다 큰 딸의 진로에 간섭하고 손찌검까지 한 어머니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행동이 사실은 그 자신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자식은 곧 눈치 챕니다. 자신을 이용하고 학대한 것 같아 분노할 수 있습니다”라거나, “젊어서 자식을 학대한 부모들이 늙어 대우받고 싶어서 쓰는 말이 바로 ‘천륜’”이라며 “딸이 얼마나 시달렸으면…” 하고 딸의 입장을 옹호했다.

“자식을 제 인생 책임지도록 놔둬야 하는데 부모가 너무 과잉 간섭한 게 문제다”라며 부모의 과잉보호를 문제 삼는 글도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랑하는 자식을 돈벌이 수단쯤으로 생각한 부모는 당분간 100m 접근 금지시키고, 그래도 반성하지 않으면 딸에게 회초리를 주어 엄마 같지 않은 엄마를 때리게 하라” “눈에 집어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식을 공부 않는다고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때려? 엄마 같지 않은 이 엄마 영구히 딸에게서 격리시켜라”는 격한 주장도 있었다. 이외에도 “딸의 행동도 지나친 감이 있지만 평소 딸에게 자주 손찌검을 한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사랑과 집착은 절대 다르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20세도 넘은 자식을 때리는 것은 잘못됐다”라며 “가정 내 폭력은 어떤 형태로든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적은 글도 많았다.

지금까지 아버지의 매는 폭력으로 고소를 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어도, 어머니의 매는 ‘훈육’으로 보아 문제 삼지 않던 것에 비추어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참으로 우리 모두 미쳤나 보다. 부모가 자식을 꾸지람 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당연한 책무이고 권한인 것을 불구속 입건이라니. 참으로 한심한 세상이다”라는 댓글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정서를 대변한다면, “가족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플 수 있다”며 딸의 편에 선 댓글에서 부모·자식의 위치에 대한 세상의 눈이 이전 같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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