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논란 ‘가정환경 조사’ 아직도 시행
한부모가정연구소, 아동지도지침 만들어 배포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서혜진(가명)씨는 딸을 학교에 보내면 걱정부터 앞선다. 아버지가 없다는 이유로 딸이 놀림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서씨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남편과 5년 전 이혼했다. 이혼 후 서씨의 뜻대로 딸을 키우게 됐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기에는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다행히 서씨의 딸은 비뚤어진 구석 없이 또래 아이들처럼 바르게 잘 자라고 있다.

서씨는 얼마 전 딸이 학교에서 가져온 서류 한 장을 받고 한숨을 내쉬었다. 딸이 가져온 서류는 ‘학생 신상 카드’였다. 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의 신상을 파악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 카드에는 학생 신상과는 관련이 없는 양친 부모 동거 여부와 부모의 직업, 월수입 등 가족 환경에 대해 묻는 칸이 있었다.

이름만 ‘신상 카드’로 바뀌었을 뿐, 알맹이는 과거부터 매년 배포됐던 가정 환경 조사서였다. 서씨는 “매년 이맘때마다 똑같은 걱정을 한다”면서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이 알면 딸을 이상하게 볼까봐 두렵다”고 걱정했다.

매년 이맘때면 수많은 한 부모 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이 서씨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부모와 가정에 관련된 내용을 학교가 물어볼 수 없게끔 2005년부터 교육부가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학교들이 편법을 동원해서 가정환경 조사를 지속하고 있어 걱정이 줄지 않고 있다.

한부모가정연구소 황은숙 소장은 “한 부모 가정이 갈수록 늘고 있음에도, 한 부모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아직도 부족하다”면서 “교사들의 편견과 무시로 인한 학생들과 부모의 인권 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소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교사들의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혼 가정 자녀의 경우 부모가 문제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녀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억측이 부모와 자녀들에게 더 큰 상처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는 한 부모 가정을 대체로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아예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사들과 학생들의 오해를 불러오기 쉽다”고 전했다. 특히 “한 부모 가정에 지극히 편파적인 교육과정 탓에 양 부모 가정만이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단정 짓는 고정관념이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한부모가정연구소는 한 부모 가정의 자녀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 가정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부모 가정 아동 지도지침’을 마련하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배포했다. 이 지침에는 ‘공개적인 가족환경 조사 금지’ ‘한 부모 자녀에 대한 선별조사 금지’ ‘한 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과 낮은 기대감 버리기’ ‘한 부모 가정 반편견 교육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행히 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지도지침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한 부모 가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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