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대 2013
지난 2008년 홍익대 미대 교수들의 조직적 입시 비리가 내부 고발에 의해 불거져 나왔다. 이는 이미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예체능계 교수 임용에서부터 이미 거액의 금품 수수는 관행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선후배의 부적절한 연결고리는 오랫동안 조직적 입시 비리에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실기시험 폐지라는 극단적인 대안을 학교 측은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발표는 권 총장과 극히 소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해당 교수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 당국은 2009학년도 입시에서 이미 실기고사 대신 면접을 통해 자율전공 학부생 71명을 선발했다. 이를 토대로 2010년도 입시에서는 자율전공 전형에서 실기고사를 완전 폐지하며 다면 심층평가로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홍대 미대 자율전공 전형은 2010년 전형에서 수시의 경우 학생부 90％, 면접 10％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며 정시에서는 학생부 40％, 수능 50％에 면접 10％가 적용된다고 한다.
권 총장은 “지금은 컴퓨터로 그림작업을 하는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지적능력과 예술적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는 창의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는 미술계열 이외에 인문계, 자연계, 실업계 등 학생들도 지원이 가능해지며 실기시험이 완전히 폐지가 되는 2013년도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입시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미대 면접을 담당하는 입학사정관을 두어야 한다.
홍익대는 그동안 서울대와 함께 미술교육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미술을 공부한 박사학위의 교육 경험자를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기박사는 국내외 어디에도 없다. 다만 미학이나 미술사 등 이론과 관련된 박사가 있을 뿐이다.
2013년도에는 860여 명의 미대생을 뽑을 미대 입시 전문 면접관인 사정관을 얼마나 필요로 할까?
권 총장의 발표와 맞물려 교육기술부가 발표한 236억원 규모의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이 눈길을 끈다.
홍익미대는 디자인대학?
권 총장은 2006년 취임사에서 “디자인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분야가 됐다”며 “홍익대가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2010년 8월까지 대학로에 지하 6층, 지상 15층 규모의 국제디자인 전문대학원(IDAS)의 신축 계획안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은 과학의 발달에 따른 첨단 미디어 기술로 미술 분야에 깊이 스며드는 반면 미술의 경계를 허물기도 한다.
특히 매체(사진, 영상이나 컴퓨터) 등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나 건축, 디자인분야 등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사회의 중심에 선 디자인은 시대가 요구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것은 분명하다.
디자인은 교육 기간이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시각, 공업디자인, 영상도 있지만 공예와 같은 분야는 긴 숙련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진정으로 디자인을 살찌우게 하는 것은 순수미술이 뒤를 받쳐주어야만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순수미술은 작가의 직관적 감성이나 시대적 갈등을 다양한 실험과 풍부한 표현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특히 회화(서양화, 동양화)나 조각 등이야말로 풍부한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직접 손에 의한 숙달이 필요한 소묘나 드로잉, 붓에 의한 필력(동양화)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또한 그들은 첨단 매체인 디지털 방식보다는 전통적 아날로그 작업방식을 택함으로써 자신들의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순수미술과 디자인과의 차이는 인문과학과 응용과학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인문과학이 정신을 살찌우게 한다면 응용과학은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과 같다 할 수 있다.
왜 사교육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는가? 특히 예체능계는 사교육의 의존도가 왜 높은가?
교육기술부의 입시안이 발표되면 뒤이어 학교별 입시안이 발표되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이를 정당화하듯 새로운 입시안이 발표되면 반드시 외국 교육의 모범 사례가 단골손님처럼 따라붙는다. 새로이 발표된 입시안에 적응이 될 때쯤이면 어김없이 또 다른 교육정책이 발표되곤 한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새로운 정책을 만나야 한다. 이렇듯 잦은 정책 변화는 해당 학생이나 일선교사, 학부모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결국은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교육정책으로부터 자녀 교육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 빠른 준비를 해주는 사설 학원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사교육비의 많은 부담을 안게 되었고 결국 사교육을 부흥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에 신물이 난 학부모들은 자녀를 조기유학을 보내거나 아니면 일찍부터 예체능 쪽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태환, 박세리, 김연아 등 세계에 이름을 떨치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그들 또한 조기 사교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아줌마들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이들에게 손가락질 할 사람은 대한민국에는 아무도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한다. 우리의 교육은 10년 앞도 못보고 있지 않은가?
서민들의 사교육비를 줄여주는 해법은 일관된 교육정책이 있어야 하며,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지원금 명목으로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려는 행위 또한 자제해야 한다.
또한 즉흥적인 정책이나 소통이 단절된 입시정책은 2세 교육에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교육비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