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기는 방송·언론이 더 문제

지난 3월 9일, 10대 여자 청소년들의 알몸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자들 역시 10대 남녀 청소년 9명으로, 가출한 여중생들을 인터넷 채팅으로 유인해 납치, 감금하고 강제로 성매매를 시켜 돈을 갈취했다고 한다.

이들은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옷을 벗기고,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두었다가 피해자가 도망을 치자 이를 인터넷에 올렸다. “그 애들을 때리면요, 신고를 하잖아요. 원조교제한 걸 동영상에 담아서 ‘너희 우리가 때린 거 신고하면 동영상 올리겠다’고 말했어요.” 18세인 여자 청소년 가해자의 말이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들이 저지른 짓을 보면 이미 10대가 아니다. 죗값만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도 “제발 철이 들어 자신이 한 짓이 얼마나 부끄럽고 역겹고 추한 짓인지 좀 알기 바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반면 한쪽에서는 이 동영상을 계속 퍼 나르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각 포털 업체들이 관련 동영상을 올라오는 대로 곧바로 삭제하고 있지만, 몇몇 누리꾼들이 P2P(파일공유)로 계속 올리는 것을 다 지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곳을 알고 있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올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폭력 범죄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성폭력을 포함한 10대 청소년들의 각종 폭력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고 강도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인천 부평의 여중생이 친구를 심하게 구타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뿌려졌다. 이 동영상은 지난 1월 촬영한 것으로, 가해 학생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너희는 애들 한 번도 안 패봤어? 맞은 애가 무슨 잘못을 한 줄이나 알고 욕을 하든가”라는 글을 올리고, “동영상을 누가 유포했는지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해 보는 이를 아연실색케 했다.

2007년 8월에는 ‘얼짱’ 청소년들의 성폭력 범죄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17세 ‘얼짱 소녀’가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을 찾아온 여학생들을 폭행하고 원조교제를 강요했으며, 또 다른 ‘얼짱’ 여중생은 고아원에 살던 친구를 자신의 집에 감금한 채 원조교제를 시키고, 자신도 명품과 유흥비 마련을 위해 원조교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4월에는 여고생과 고교를 중퇴한 10대 여자 청소년이 평소 잘 만나주지 않고 통화 도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는 이유로 중학교 여자 동창을 모텔로 유인, 집단 폭행했다. 또 고교생 B군을 시켜 성폭행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들도 경찰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기 위해 재미로 찍었다”고 진술했다.

이밖에도 2006년 12월에는 10대 여학생들이 PC방에서 만난 여중생에게 금품을 빼앗고 옷을 벗긴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척’ 해 경찰 신고를 막으려 한 모방범죄가 발생했다.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는 10대 청소년 폭력 범죄에 대해 누리꾼들은 방송과 언론이 폭력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유사한 학교 폭력이 묘사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대해 지적하는 글도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폭력 장면을 많이 보게 되면서 청소년들이 폭력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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