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더 이상의 야만적 범죄 없어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더 이상의 야만적 범죄 없어야"
  • 여성신문
  • 승인 2009.03.13 12:14
  • 수정 2009-03-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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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여성신문에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은 3월 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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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충격적이고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내전 중인 콩고 동부지역에서 겪은 일이다. 그곳에서 만난 18세 소녀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녀는 지난해 말 북 키부(North Kivu)에 위치한 니암밀리마(Nyamilima)라는 마을 근처의 한 들판에서 다른 여성과 함께 일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무기를 든 무리가 나타났다. 그들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었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 소녀는 도망치려 노력했으나 네 명의 남성에 의해 붙잡혔다. 그리고 소녀는 가장 잔인한 폭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한 그룹의 여성들이 거의 죽어가는 소녀를 찾아내 지역의 치료소로 옮겼다. 고마(Goma) 시에 위치한 힐 아프리카 병원에서 만난 이 소녀는 그에게 가해진 폭력 때문에 피스툴라(fistula 강간, 폭력으로 성기가 망가져 소변이 질로 흘러나오는 병)를 앓고 있었고, 상태는 심각했다. 이 질환은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치명적 외상이다. 하지만 성폭력이 하나의 무기로 작용하는 콩고에서는 흔한 질환이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매일 소녀와 같은 환자를 경험한다. 내가 방문했던 토요일에만 10건의 피스툴라 수술이 잡혀 있었다. 지난해 이 치료소는 대략 4800명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치료를 제공했고, 그 중 절반은 미성년자였다. 최근 뉴욕에서 만난 동 키부 지역의 판지병원 원장 데니스 무퀘게에 따르면, 동 키부 지역에는 그 숫자가 더 많다.

수술은 소녀의 부상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소녀의 상처받은 영혼도 치유될 수 있을까. 소녀는 오로지 신체적인 부상만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다. 소녀는 모욕을 당했다는 수치심까지 갖게 되었다. 소녀는 수치심이라는 잘못된 감정 때문에 가족과 마을로부터 배척당해야만 했다. 소녀는 혼자라는 매우 힘겨운 미래에 직면하게 됐다.

이처럼 끔찍한 비극을 듣는 것은 나를 좌절시켰다. 그러나 분노의 감정을 모두 표현하기란 힘들었다. 나는 그 날 아침 조셉 카빌라 콩고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이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성적인 폭력에 맞설 가장 강한 무기는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콩고군 사령관에게도 내가 들었던 폭력에 대해 강하게 말했다. 주지사, 부지사, 경찰청장, 지방 최고위원 등 지역의 모든 지도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다음날 르완다 수도인 키갈리(Kigali)에서 만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에게도 이 사실을 말했다. 다시 말해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말했으며, 앞으로도 이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적인 폭력은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다. 이는 유엔 헌장에 어긋나는 것이다. 폭력에 따른 죽음, 부상, 치료 비용, 낮은 고용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 영향은 여성들과 소녀들, 그들의 가족들, 조직, 사회 전체에 다다른다.

때때로 여성은 직조공이고, 남성은 무사라고 말한다. 여성은 우리의 아이들을 품고 돌본다. 그것은 마치 세상을 위한 씨앗을 심는 것과 같다. 그들은 우리 사회를 위한 직조물을 짜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문명의 기반이 되는 우리 모두를 향한 폭력이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최근의 내전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콩고와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행해지는 다른 지역의 사례들을 조사해 보고하고 있다.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올해 초 한 반란군이 해체에 동의하고 국군에 합류했다. 나의 방문 중에 완성된 르완다 정부연합군은 시민들의 거주지로부터 반란군을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과제는 이러한 결과를 지속시키는 것이다.

만약 동 콩고의 전쟁이 끝나거나 휴전이 된다면 유엔의 협조로 130만 명의 난민들이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 그들의 삶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도 줄어들 것이다. 아마도 언젠가는 그들이 하나가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이와 부합한다. 이것은 더욱 널리 퍼져야 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어떤 형태도, 어떤 상황에서도, 어느 정치 지도자나 정부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이 바로 변화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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