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신달호
조각가 신달호
  • 김상일 / 여성신문 미술 전문기자
  • 승인 2009.03.13 11:55
  • 수정 2009-03-13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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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경계를 넘어 희망으로

 

숲은 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는 무슨 나무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미루나무는 다른 나무와 비교해 키가 커 잘 보인다. 이 나무는 미국에서 들여온 버드나무라는 뜻에서 미류(美柳)라고도 한다. 높이는 30m, 지름이 1m까지 자라는 큰 나무다.

한때 한반도를 전쟁과 같은 긴장 상황으로 몰고간 미루나무도 있다. 1976년 8월 18일 경기도 장단군 진서면에 위치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일어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다.

당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 50~60명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일이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전방 관측이 용이하도록 가지치기하던 미루나무는 이 일로 인해 완전히 베어지고 말았다.

집이나 벽체 또는 창문을 통해 보아지는 들판이나 강가, 학교의 울타리, 등하굣길의 미루나무는 우리의 추억 속에 내재된 감성을 깨우고 있다.

자동차가 먼지를 일으키고 달리는 포장되지 않은 시골 길가나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개울가에도 어김없이 미루나무는 자라고 있다.

또한 황소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풍경 속에도 미루나무는 존재한다. 이렇듯 미루나무는 신달호의 기억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나무다.

신달호는 조각을 통해 유년의 기억들을 새롭게 재구성한다.

조각이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고유의 양감과 재료적 질감의 성질을 잘 이용하고 있다. 또한 건축적 구조의 특성을 살린 미니멀한 형태를 도입하고 고전적이며 자연주의의 이미지와 결합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곡선과 직선, 원통과 사각, 내적인 사각과 외적인 사각 공간 등과의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형태는 대칭적 안정감과 비례에 대한 적절한 구성적 조화, 나아가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원근감으로 이어진다.

미니멀 조각의 틀 속에 담긴 기억들

신달호의 ‘Restoration-Window’ 작업들은 미니멀리즘을 내세우듯 명확하고 간결하다. 미니멀리즘의 뿌리는 20세기 초의 구성주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미를 추구하는 본질, 즉 기하학적 추상의 가장 기본적인 뼈대만을 보여준다. 분할된 단편의 기억들을 주워 모아놓은 듯 단순한 형태의 직사각형은 가로나 세로로 축적되어 있다.

미니멀한 사각 틀이나 원형 틀 속에 또 하나의 사각 공간을 존재시킴으로써 감성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내적 공간에 드러난 미루나무는 하나나 둘 혹은 많게는 세 그루로, 시점으로부터 아련하게 멀어져 보이기도 한다.

미니멀한 형태의 사각 분할은 마을의 경계 또는 마을의 전(田)과 답(畓)으로 시골의 풍경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곳에 함께 자리하고 있는 미루나무는 전원의 풍경을 담은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을 담고 있는 듯 둥근 엽전의 작품‘Restoration-Window 2’는 채색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마치 우주 속에 존재하는 미루나무처럼 느껴지며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미루나무는 존재적 의미보다 기억이나 상징적 의미로서 존재한다.

잘 다듬어진 대리석이나 브론즈 표면 위에 작가의 의도된 거친 흔적들이 빗대어 표현되고 있다. 이는 순수했던 지나간 유년 시절로부터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받은 모든 아픔의 흔적인 양 나타나고 있다.

작가는 지나온 삶의 기억들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을 담고 있는 작품 ‘Restoration-Window 3’는 인체의 형상 위에 스크래치(상처)를 남김으로써 지난 아픔의 흔적들을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낸다.

또한 이질감을 주는 재료를 통해 경계선을 이루고 있는 외부와 내적 공간은 현실과 지난날의 추억을 구분 짓기도 한다.

계단이 설치된 조각작품‘Restoration-Window 4’는 건물의 일부로 재현되며 과거나 미래를 이어주는 통로처럼 여겨진다. 벽을 이루고 있는 차가운 대리석이나 묵직한 브론즈는 벽의 경계를 더욱 강하게 단절의 느낌을 준다.

그러나 신달호는 창문을 통해 안과 밖의 공간을 이어주고, 해방된 공간으로부터 보여지는 미루나무는 시각적 즐거움마저 주고 있다. 이렇듯 추억의 환원으로 만들어낸 신달호의 조각은 미니멀한 경계를 넘어 미래의 꿈과 희망으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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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6회와 다수의 국제 아트페어 및 국제 교류전을 가진 바 있다. 제3회 서울현대조각공모전 대상, 제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제10, 11회 중앙미술대전 특선을 했으며, 2002년에는 예총예술문화상과 2008년에는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현재는 한국조각가협회 상임이사, 홍익조각회 부회장, 한국현대조각회 회원, KOSA Space 관장, 목암미술관 학예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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