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에게만 특별히 다가오는 책이 있다. 누군가는 쉽게 지나쳤을지라도, 내 인생에는 닻과 같은 중심이 되고,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책. 베스트셀러들만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서점에서 그런 책을 찾는다는 것은 꼭꼭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과 같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그 선택이 때로는 고독할지라도, 우리가 그 보물 찾기에 연연하는 이유는 타인과는 다른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 아닐까. [편집자주]
김중혁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2008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엇박자 D’를 비롯해 음악 혹은 악기, 소리 등을 소재로 삼은 소설들을 수록했다. 이 소설집은 마음 한구석 어느 한 군데쯤은 모두 엇박자인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녹음테이프다. 선물 받을 이를 생각하며 신중히 고르고, 직접 녹음했던 예전의 녹음테이프처럼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김중혁 지음/ 문학동네/ 9000원
‘달려라 아비’의 작가 김애란의 소설집. 이효석문학상, 이상문학상 후보였던 표제작 ‘침이 고인다’를 비롯해 화제였던 첫 소설집 이후 보다 더 다듬어지고 연마된 단편 8편을 만날 수 있다. 젊은 세대의 일상과 개인의 이야기를 소설적 상상력을 가동해 새롭게 탄생시킨 그의 이야기는 조금은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꿈꾸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
김애란 지음/ 문학과지성사/ 9000원
‘한겨레’ 등 다양한 매체에서 왕성한 기고활동을 하고 있는 소장파 법률가 김두식 교수가 한국 법조계의 반 헌법적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인권과 평등의 버팀목인 법률을 팔아 특권계급으로 행사하고 있는 일부 법조인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보여주는 한편 보통 시민들의 법에 대한 불신의 벽을 바로잡아 주는 글들이 실려 있다. 헌법, 법률, 법조인들의 진정한 존재 이유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김두식 지음/ 교양인/ 9000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토니 모리슨과 함께 현대 흑인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평가받는 앨리스 워커의 산문집. 우리에게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하여 화제가 된 소설 ‘컬러 퍼플’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흑인 또는 유색인 페미니스트를 지칭하는 ‘우머니스트’라는 신조어로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앨리스 워커의 강한 에너지를 만나볼 수 있다.
앨리스 워커 지음/ 구은숙 옮김/ 이프/ 1만4400원
시인 김소연이 마음속 300개 단어들을 모아 자신만의 감성과 직관으로 어법을 정리했다. 십 수 년 전부터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왔다”고 하는 저자는 그간의 공력으로 마음의 낱말들을 오롯이 들여다보고 펼쳐 보이며 헤아리기 힘든 마음의 빛깔을 보여준다. 마음에 관한 사전인 이 책은 아무 데나 펼쳐서 봐도 좋을 스물여섯 장과 ‘틈’이라는 보너스 한 장으로 이뤄져 있다.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을 가리키는 낱말과 사물을 지칭하는 단어를 찾아 읽어보면 자신과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소연 지음/ 마음산책/ 1만800원
자료제공 : 인터넷 서점 리브로 (www.libr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