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초임 삭감, 세대 갈등 뇌관 되나
신입사원 초임 삭감, 세대 갈등 뇌관 되나
  • 김은성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3.06 14:52
  • 수정 2009-03-0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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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채용 없는 임금삭감…정원감축하며 인턴 확대
사회적 약자에 희생 전가하는 ‘모순된’ 일자리 나누기
신입사원 초임 삭감을 골자로 하는 일자리 나누기 정책이 논란을 일으키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미 지난 1월부터 정부 주도 아래 공공기관 등에서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인턴제가 곳곳에서 채용과 무관한 ‘복사알바’ 등의 폐단을 낳아 사회초년생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사회 초년생이 많이 몰리는 공공부문 일자리와 관련해 경영 효율화 방침에 따라 ‘정원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인턴을 채용해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신입이 진입하기에는 민간부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제조업 생산설비 가동률이 60%대로 하락하고 기존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곧 ‘경쟁력’인 기업이 신규 채용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난 9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정부가 제시한) 일자리 나누기라는 신기루를 쫓아 생산성을 일부러 올리지 않고 열 사람이 할 일을 열 두 사람이 나눠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힌 부분은 기업의 속내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초임 삭감을 발표한 30대 기업들도 구체적인 신입 채용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갈 곳 없는 신입사원의 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일방적인’ 희생전가로, 같은 조직 내부에서도 갈등의 불씨가 된다.

초임 삭감안 발표에 따르면, 일부 공기업의 경우 신입 연봉이 기존 직원에 비해 최대 1000만원까지 차이를 보여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도 어긋나 법정 시비로도 번질 소지가 있다.

이는 조직 내 분열을 넘어 세대와 계급 간의 갈등으로 번져 또 다른 양극화를 야기해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재계와 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신구 직원 격차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임금 조정에 대한 ‘여론’을 선도해 기존 직원들의 양보를 바라지만, 노동시간 감소와 고물가로 이미 임금의 40%가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명목 임금이 줄어드는 등 각종 구조조정에 시달리고 있는 기존 직원들에게 희생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의지와 달리 민주노총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은 최대 28.9%(한국관광공사)에서 최소 0.1%(대한지적공사)의 감원을 진행하며, 제조업은 해고가 시작됐거나 통보 받은 곳이 13.5%, 휴업·전환배치 등 고용이 위태로운 사업장이 80.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위와 아래에서 모두 노동자 임금 삭감을 압박해 향후 몇 년간 기존 노동자 임금도 동결 혹은 삭감될 수밖에 없어 임금이 하향평준화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소비 침체를 가속화시켜 경제위기 극복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신입 등 일방적인 사회적 약자의 고통분담에 반해 재계의 주요 고위 총수 등의 고통 분담 의지와 사내유보금 사용에 대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이에 따른 비난 여론도 거세다.

노사정에 참여한 한국노총 내 한 인사도 “초임 삭감은 고통분담에 따른 추가비용 없이 사람을 쓰겠다는 것으로 일자리와 미래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기업이 먼저 투자를 하고 재벌 총수 등의 고위급 인사들이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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