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 읽는 책] 문학

우리는 뭔가를 알고 싶거나 이해하고자 할 때 책을 본다. 세상을 이해하고 싶을 땐 사회과학서를, 자연의 이치를 알고 싶은 땐 과학서적을, 돈의 원리를 알고 싶을 땐 경제·경영서적을, 인간관계를 이해하고 싶을 땐 ‘처세서’를 읽는다. 그럼, 사람이 궁금할 땐 뭘 봐야 할까. 그땐 문학을 추천한다. 문학책을 읽으면 인간 군상의 다양한 삶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 여성을 이해하고플 땐? 여성을 주제로 한, 또는 여성 작가가 쓴 여성주의 소설을 읽어보자. 뭔가 와 닿는 것이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인간의 심리를 그려내는 작가 김형경의 장편소설. 가혹한 상실의 경험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열일곱 살 소녀 니은이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겪는 상실과 이를 애도하는 지혜를 배우게 함은 물론, 따뜻한 공감으로 위로의 시선을 보낸다. 특유의 따뜻한 시선은 상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또 하나의 공감과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김형경 지음/ 창작과비평사/ 9800원

너무 많이 알게 돼 세상에 대한 의혹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나이 ‘마흔’. 이 나이대 중년 여성들은 “그래 이제부터 내 삶을 사는 거야”라고 외치고 싶다. 그러나 사회에선 ‘여성으로서 매력이 다했다’ ‘이제 뒷방에서 손자 재롱이나 봐야 한다’는 등 그들을 평가 절하한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인생에서 주어진 모든 의무사항을 모두 치른 이 나이의 여성들에게 ‘마흔’이란 제2의 스무 살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뭐래도 스무 살 감성으로 다시 살아보고 싶은 이 여성들에게 ‘파이팅’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보자.

희정·소마·자람·서래·노을·항아·미영 지음/ 이프/ 1만원

모두 9편의 단편이 수록된 박완서의 소설집. 대부분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소설집의 작품 속 화자들을 통해 인간적인 삶,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아차 하는 순간 깨달음을 주는 작가 특유의 힘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읽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박완서 지음/ 문학과지성사/ 9500원

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대표작. 여성 운동의 선구자적 작품으로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20세기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영국과 식민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여성이 겪는 고통과 사랑, 가정의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페미니즘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 철학적 문제의식이 여성의 구체적인 일상을 통해 뛰어나게 형상화되어 있다.

도리스 레싱 지음/ 안재연·이은정 옮김/ 뿔출판사/ 3권세트 3만3000원

멕시코의 여류 작가 라우라 에스퀴벨의 첫 번째 소설. 멕시코의 한 시골 농장에 사는 세 자매와 그들의 엄마 등 네 명의 여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들의 인생, 엇갈린 사랑, 가족 사이의 윤리, 멕시코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가모장제’다. 청혼한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내는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풍에 따라 언니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양보해야 했던 막내 ‘티타’의 삶을 통해 멕시코의 가모장제를 풀어내고 있다.

라우라 에스퀴벨 지음/ 박경범 옮김/ 울림사/ 8000원

자료제공=인터넷서점 ‘리브로’  (www.libr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