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포럼 등 공천심사위원 여성 할당 주장
3월 초 결의문 내고 정치권에 공식 건의키로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공천심사 과정에서 여성들이 심사위원의 50%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일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성정치포럼(대표 이정자)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대표 오유석·이하 여세연)는 2월 25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4·29 재보궐 선거와 여성-여성 50% 공천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들 단체는 4월 재보궐 선거와 2010 지방선거의 공천심사 과정에서부터 여성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후보 검증 시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검증된 후보들을 낼 것을 정치권에 건의키로 했다.

또 재보궐 선거가 갖는 의미가 너무 당리당략이나 상대 당에 대한 심판으로 기울지 않도록 하는 것과 당의 이익에 따라 여성 후보들의 출마에 제약당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들 여성단체와 여성 정치 관계자들은 3월 초 이 같은 내용을 결의문으로 작성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김원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정당들의 낮은 지역구 여성 후보 공천 ▲주요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 여성 위원 참여 저조 ▲당 우세 지역에 대한 여성 후보 공천 미흡 ▲소수 정당의 비례대표 여성 할당 50% 미준수 ▲여성단체의 활동 저조 등 현 정치권의 여성 대표성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지역구 여성공천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으로 “현재 노력 사항으로 돼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 후보 추천 30%를 의무사항으로 전환, 이를 지킨 정당에 대해 국고보조금의 30%를 추가 지급, 각종 보궐선거 과정에서 각급 의회에서 소수집단인 여성 후보 50% 공천도 의무화하고 주요 정당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여성 후보 전략공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공천 과정에서 대표성 확대를 위해 공천심사위원회에 50%를 여성위원으로 참여시키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후보에 대한 자질심사평가시스템 구축과 여성 후보에 대한 가점제도 운용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역구 후보를 내는 과정에서 중앙당이 경선이나 한 명의 후보만을 추천하는 풍토로 인해 남성에 비해 추천이 덜 이뤄지는 여성들을 위한 방안이다.

이밖에도 여성계와 연대를 통한 후보 발굴과 선거지원 강화와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비례대표와 관련해 여성에 50%를 할당하고 홀수 순번에 여성을 공천하도록 규정된 근거를 어긴 경우 선관위에서 접수하지 않는 방법의 선거법 개정, 남성 정치인의 의식 변화를 위한 성인지 프로그램 도입 등도 제시됐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오유석 여세연 대표는 “(공천문제는) 여성단체 입장뿐만 아니라 각 당과 여성국, 정치권에 진입한 여성 의원, 당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당 내부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당당히 나설 때 지원사격할 시민단체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여성 인재 발굴은 여성단체와 정당의 몫”이라며 “정당에 (여성 정치인을 추천하라는) 프레스를 넣는 집단은 여전히 ‘여성단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태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도 “4·29 재보선 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띠는 만큼 여성계가 이슈를 부각시키고 약속을 받아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성 정치 신인을 발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여성계가) 여성의 어젠다를 사회적 어젠다로 만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을 여성이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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