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징계 수위에 누리꾼들 분노
뒤바뀐 징계 수위에 누리꾼들 분노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02.27 15:48
  • 수정 2009-02-27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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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일제고사 갈등
지난해 10월 8일 치러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시험을 거부하거나 현장학습 등으로 대체했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모두 12명의 교사가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당했다. 현장학습을 허가한 중학교 교장도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해당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린 글에서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능력 있는 선생님들을 떠나보낸다니 울화통이 터집니다. 선생님들이 정치적 폭풍에 휘말려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해주세요”라며 안타까워했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는 진단평가를 거부하고 야외학습을 떠나는 학생을 무단결석 처리하고, 평가를 거부한 교사를 징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3일 치러진 전국연합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전국적으로 25명의 학생이 시험을 거부했고, 사회 각계에서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 조치 철회와 일제고사 실시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됐다. 전북도교육청 소속 3개 중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대단히 높았다. 시험 당일 일제고사를 대체해 덕수궁 체험학습에 참가한 60여 명의 학생들은 “일제고사는 ‘학생주임’이다. 보기만 해도 짜증이 팍팍 나니까~” “일제고사는 ‘가면’이다. 앞은 그럴 듯한데 뒤에는 ‘경쟁’이 숨어 있다”고 표현했다.

해임 교사의 출근 저지를 위해 경찰 병력이 배치됐던 서울 종로 청운초등학교에서는 서울경찰청의 협조 요청으로 서울시교육청 주관 하에 전교생이 경찰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은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국민을 공격하느냐. 절대 믿지 못할 경찰이다. 우리 선생님 돌려주세요” 등 비판적인 내용을 써 학교 측을 난감하게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2월 25일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국 일제고사 형태로 실시하는 것’에 대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2%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의견은 38.8%에 그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일제고사 거부 교사 징계’에 대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징계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견이 52.6%로 나타나 ‘잘된 결정’이라는 의견(27.6%)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 시험 결과 강남지역의 학력이 ‘최고’였고,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낮거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은 곳은 대부분 농어촌 지역이었다. 여론은 크게 술렁였다. 누리꾼들은 특정 지역을 거론하며 지역 간 등급을 서열화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꼴찌 등급을 받은 학교가 있는 지역은 주거지의 등급까지 꼴찌가 됐다.

그러나 곧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어 화제가 됐던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의 성적이 사실은 허위보고와 수치조작에 의한 거짓이라고 밝혀졌다. 뒤이어 전북 임실 3개교, 대구 2개교, 부산 1개교, 충남 공주·논산 각 1개교 등 모두 5개 지역 8개교가 성적을 허위보고 했음이 드러나자 일제고사 반대 및 폐지 움직임이 더 거세졌다.

이에 교과부 장관은 ‘성적 조작’을 공식 사과하고 ‘학업성취도 평가’ 교차 감독 및 시험기간 변경 등을 추진하겠다고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일제고사는 계속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통령도 “학업성취도 평가는 꼭 필요하다”며 일제고사 폐지론을 일축했다.

이번 ‘성적 조작’ 파문으로 인해 임실교육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전북도교육청은 초등장학사 등 4명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일제고사를 현장학습으로 대체한 교사는 파면된 데 반해,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 교육 책임자들은 직위해제라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내린 데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일부는 “한두 달 지나면 슬그머니 다시 교장으로 갈 텐데, 뭐”라며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수업 거부 교사와 일제고사 결과를 조작한 교육 책임자 간 징계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일제고사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으며, 일제고사 거부 움직임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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