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전쟁은 절대로 하지 마라"
"빌어먹을 전쟁은 절대로 하지 마라"
  • 여성신문
  • 승인 2009.02.27 12:26
  • 수정 2009-02-27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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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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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나는 재판에는 졌지만 나의 마음만은 지지 않았어요.”

2003년 3월 28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10년간의 긴 법정 투쟁이 결국 기각으로 마무리된 후 재판의 주인공이었던 송신도 할머니가 군중에게 외친 한마디다.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송신도 할머니와 그를 지지해온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의 인연과 기나긴 투쟁을 담아냈다.

1992년 전쟁 당시 일본군의 강제적인 위안 행위를 입증해주는 일본 정부의 공식문서가 발견된 후 시민단체들은 ‘위안부 110번’이라는 핫라인을 개설해 피해 사례를 모으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송신도 할머니와 만났다. 오랜 대화 끝에 그는 일본 정부에 대한 소송을 결심하고 이를 지원하는 모임이 발족, 10년간의 긴 법정투쟁이 시작된다.

재판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송신도 할머니는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거야. 난 사람을 믿지 않는다”며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지원모임 사람들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았다”며 할머니에 대한 첫인상을 회고했다. 이들과 만나면서 반세기 동안 가슴에 묻어놨던 “너무 억울한”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한 송신도 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상처를 치유 받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치적인 입장보다 송신도 할머니와 지원모임이 10여 년간 쌓아온 관계에 집중한다.

16세 나이에 중국 전장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시작했던 할머니에게는 아직도 칼에 베인 흉터와 일본군에게 맞아서 고막이 찢어진 상처가, 뱃속에서 죽은 태아를 직접 꺼내야 했고 자신이 낳은 두 아이는 중국에 남겨두고 와야 했던 아픔이 있다. “죽으면 끝이니 살 수밖에 없었다”는 할머니의 고백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지만 영화는 결코 어둡지 않다.

그는 자신이 끌려갈 당시의 나이인 여고생들 앞에선 말문을 잇지 못하다가도 “내년에 성인이 되는데 술 한 잔 하고 싶다”는 말에 “나 술 무척 좋아한다”며 박장대소한다. “정치가들이 썩어빠진 정치만 해대다가 내일 깡통을 차고 거지가 될지, 내가 훌륭한 정치가가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호통을 치고 마이크를 잡았다 하면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운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투와 유머감각을 가진 거칠고 당당한 송신도 할머니의 매력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재판에 몇 번을 져도 나는 녹슬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이 싫어지면 끝이다. 세상은 돈보다 마음이라고.”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지만 영화는 반일감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할머니는 자신의 청춘을 빼앗은 일본군을 미워하지도, 조국을 원망하지도 않으며 다만 “빌어먹을 전쟁은 절대로 다시는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수요집회에서 “여러분은 (일본인에 대해) 나쁜 마음을 먹지 말라”고 얘기하는 그의 호소는 국경을 넘어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원하는 것은 오직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뿐이었던 송신도 할머니의 소송은 결국 “일본 정부의 개입은 인정하지만 청구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되고 만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할머니는 “지켜주는 사람이 있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현재진행중인 이 문제는 더 이상 신선한 화제성을 가지지 못할수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감독 안해룡, 주연 송신도, 내레이션 문소리,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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