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으로 일궈낸 자연주의
소신으로 일궈낸 자연주의
  • 김상일 / 여성신문 미술 전문기자
  • 승인 2009.02.27 12:25
  • 수정 2009-02-27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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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살아있는 그림,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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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는 17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배순훈씨를 선정했다. 그는 대우전자 사장 시절 유인촌 현 문화관광부 장관과 함께 ‘탱크주의’ 광고에 출연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를 지켜본 미술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미술계에는 사람이 없는 거야?”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미술인들은 그동안의 행보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은 심사위원 선정에서부터 입상작 심사에 이르기까지 각종 금품로비 의혹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 선별제도의 잡음을 줄이고자 만든 미술단체별로 심사위원을 추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나눠먹기식 심사위원제와 단체별 자기 식구 챙기기로 혈안이 되다보니 꼴이 우습게 되어가는 모양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술계를 이끌어갈 후진 양성은 뒷전에 두고 자신들의 주머니만을 생각한 H대학 미대 교수들, 이들은 수년간 조직적 입시비리로 다시 한 번 미술교육계를 어둡게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근·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미술문화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의 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미술인(백남준)의 기념관처럼 보여지거나 편향된 국내 작품 수집으로 잡음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미술품(뒤샹의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관세법 위반으로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우리미술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렸고 결국 자신의 앞가림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오늘날 미술계의 혼탁함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끼지는 화가가 있다. 그는 화가로서 그림의 기본과 본질에 충실한 작업만을 보여준다.

현대라는 시대성에 얽매여 잡다한 궤변이나 형식방법보다는 현장을 찾아 감정이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치 현대미술이란 이런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말하지만 그는 자신만이 간직한 자연주의적 예술세계에 깊이 몰입하고 있다.

감정이 살아있는 그림, 현장 속으로

우리에겐 자연이 있어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는 자연의 신선한 에너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상원은 전국 산하를 누비며 자연과 직접 만나고 그 설렘을 화폭에 담아 자연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는 여유가 생기면 캔버스와 유화 물감을 10년 넘은 낡은 봉고에 가득 싣고 자신의 작업장인 자연으로 나간다. 그는 도시의 건물이나 야외의 커다란 작업장도 아닌 자연이 만들어 놓은 천연 작업실을 주로 이용한다. 그렇기에 하루의 기후 변화에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바람이 불거나 비가 몰아칠 때면 가장 당황스러워한다. 이를 제외하곤 그는 자리를 지키고 작업에 몰두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연의 생기 있는 생명감을 그대로 담고픈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세월은 시간을 타고 무섭도록 큰 기운으로 대자연과 함께 흐르고 있다. 그 흐름을 따라온 나, 그 현장의 살아 움직이는 기쁨과 아름다운 순간을 자연스레 자연 속에서 그릴 수밖에 없다.” - 작가노트 중에서 -

대부분의 작가들은 야외에서는 사진이나 스케치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소재를 담아 작업실에서 이를 재구성한다.

그러나 김상원의 그림은 꾸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만들고 꾸며진 그림은 죽은 자에게 화장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는 자연이 펼쳐놓은 풍광을 조금도 망설임 없이 빠른 붓놀림으로 담아낸다.

빠른 작업을 위해서는 물감이 빨리 마르는 것이 필수다. 그러기 위해 그는 유화물감을 가지고 수채화처럼 묽게 채색한다. 그리고 소묘하듯 잔필로 여러 번 반복하여 긋고 이를 다시 뭉개고 또다시 그 위에 잔필로 손질한다. 이렇듯 그는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작업을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과정을 거친다.

김상원의 소나무는 표면이 거칠게 표현되며, 이를 감싸고 있는 잔잔한 배경은 더욱 더 현장감을 더해준다. 이렇듯 그가 즐겨 그리는 소나무는 주로 경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고향인 울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왕암과 대밭 그리고 유채꽃과 감나무를 그리기 위해서 설악산과 설악 마을로 찾아든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의 작업들은 우리의 전통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양화처럼 펼쳐진다.

 

화가 김상원
화가 김상원
김상원



울산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미대를 거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외 공모전 등 특선 10여 회와 기획 초대전에 다수 출품한 바 있다.

그는 1972년 15세 나이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2009년 제7회 개인전을 열며 서울, 부산, 울산, 청주를 잇는 대형 순회 전시회를 기획했다. 매년 60여 점의 다작을 보여주고 있는 전업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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