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이후 체감도 높아져
인권·환경 등 관심사도 다양화

최근 경제 한파와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정치권의 보수화에 대한 반발과 특히 지난해 촛불 집회 이후 생긴 변화다. 실제로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20대 후반의 투표율은 가장 낮은 24.2%에 불과해 가장 높은 60대 이상 65.5%에 비해 훨씬 낮았다. 그러나 <여성신문>에서 지난 1월 성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촛불시위를 계기로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한 20대 응답자는 51.1%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자발적 모임도 다시 활발해졌다.

국민대에는 소수자 인권과 정치문제를 연구하는 자발적 모임인 ‘맥놀이’가 있다. 이들은 2006년 9월께 정치적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스터디모임 형식으로 결성, 현재는 성소수자, 탈북자,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논문 공모에 참여한 데 이어 최근엔 18대 총선에서 레즈비언으로서는 최초로 출마했던 진보신당 최현숙 위원을 초빙,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또 인권 관련 연극 ‘모던 이펙트(Modern Effect)’ 준비에 한창이다.

맥놀이 회원 조은호(29)씨는 “예전 386세대 선배들 말을 들어보면 ‘공부만 하는 게 죄책감 들 정도’로 투쟁에 열심히 참가했는데, 요즘은 총학 선거나 등록금 투쟁에도 관심이 없고 심지어 ‘운동권’ 자체에 환멸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며 “이런 분위기에 반발해서 맥놀이가 조직됐다”고 말했다.

맥놀이의 활동 목표는 젊은이들이 어렵게만 여기는 정치·인권 문제를 문학과 연극 등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다뤄 인권문제를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것.

조씨는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정치적 이슈를 멀게만 느꼈던 젊은이들이 정치라는 게 사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며 “맥놀이가 추구하는 것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학생운동이 독재정권 타도 등의 거시적인 문제에 주목했다면, 최근의 학생운동 모임은 인권, 환경 등 기존에 잘 다뤄지지 않은 다양한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를 보인다.

맥놀이는 ‘나와 우리’라는 단체와 함께 베트남·미얀마 문화 알리기와 외국인 노동자 인권운동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또 다른 청년 사회단체인 ‘노리단’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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