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으로 프로그램 진행하고 싶어요”
“긴 호흡으로 프로그램 진행하고 싶어요”
  • 전희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2.27 11:59
  • 수정 2009-02-27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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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방송인 홀로서기 유정아
클래식·책 등 문화예술 분야 전문 진행자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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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정아(42)씨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진행자로 통한다. 열린음악회, 클래식 사전, 멜로디를 따라서, 한낮의 음악실, 저녁의 클래식, FM가정음악 등 TV와 라디오에서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경력만도 7년이 넘는다. 각종 음악회도 그가 도맡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첼리스트 송영훈씨와 예술의전당 인기 음악회 ‘뷰티풀 11시 콘서트’의 공동 진행을 맡았다. 클래식 음악 이외에 책을 주제로 한 한국정책방송 KTV의 ‘북카페’도 그의 사회로 빛을 발하고 있는 프로그램. KBS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하던 그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홀로서기를 통해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 진행자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 클래식과의 ‘마주침’은 자연스러운 운명



“그때가 1997년 12월 5일이었다”며 그는 KBS에서 퇴사한 날짜를 정확히 기억했다. 입사한 지 9년 만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당시는 아이들이 어려 한창 엄마를 필요로 할 시기여서 육아에 전념하자 마음먹고 아나운서를 사임했습니다.”

출산이 가까울 무렵엔 잘 먹어야 하는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때문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힘들었다. 그때의 심정을 어떤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주변의 물음에 그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바흐의 ‘양들은 편안히 풀을 뜯고’라고.

하고 싶은 것은 그대로 하고, 이성적으로 억누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사는 게 유씨의 성격이기도 하다. 9시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서 클래식 분야로의 방향 전환도 이런 그의 삶의 태도로부터 자연스럽게 비롯된 것이었다. 클래식은 아버지가 클래식 마니아였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 친숙했다. 좋아하다 보니 클래식 프로그램을 맡았고 열정이 있으니 관련 공부를 폭넓고 다양하게 하며 노력을 쏟았다. 지난해에는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직접 쓴 방송원고들을 모아 엮은 클래식 에세이 ‘마주침’을 출간했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만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그의 소신도 뚜렷했다. 어려운 음악, 특정 계층만 향유하는 고상한 음악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음악에 소위 엘리트적 교양주의를 반영하는 사람들을 매우 싫어한다고 했다. 클래식은 작곡자의 고귀한 생각이 창조·발현된 극치며 그 고귀한 문화적인 미덕의 집합체인 작품들을 들으며 내 안의 귀함을 발견하는 게 바로 클래식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 책 읽고 글쓰기 삶의 일부… 천생 ‘문화인’

클래식 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함께 책에 대한 그의 생각도 명쾌하다. 훌륭한 사람들의 주된 공통점은 그들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었다는 것. 이를 통해 책은 인간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자, 원동력이 되고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대학의 교양강좌와 문화적 소양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에 관심이 높아졌고 ‘북카페’ 프로그램도 하게 됐다.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강의를 하고 싶다는 유씨는 현재 서울대에서 ‘말하기’ 강의와 중앙대 객원교수로 미디어화법을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책 읽기에 이어 ‘글 쓰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고 신문, 잡지 등의 필자로 활동했다’는 그의 말을 들어보니 천생 ‘문화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출산과 육아를 계기로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깊은 고찰도 하게 되면서 여성을 주제로 한 글도 다수 썼다. 여성 매체에 글을 싣는가 하면, ‘여성주의적 말하기, 가부장적 말하기’ 등 여성으로 살아가기에 대해 1년간 에세이를 연재하기도 했다. 조만간 그동안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대중적으로 풀어 쓴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1년에 1권씩 꾸준히 책을 내고 싶어요. 클래식, 책, 글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10년 정도 길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한편, 프리랜서로 전향해 성공한 몇 안 되는 아나운서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정은아씨, 이금희씨처럼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에도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정말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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