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신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우리 사회에 희망을 선물하는 고마운 사람, 그녀는 아름답다’가 메인 카피다. 그녀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도 임신을 후회하지 않고, 몸이 많이 무겁고 일에 지쳐도 아기 생각에 힘을 얻는다. 그리고 훗날 아기가 ‘대한민국을 더 큰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광고는 임신한 여성의 남모를 행복을 신비화하여 여성들의 출산이 곧 ‘애국’임을 암시한다.

가상이지만 이 여성의 출산 이후를 생각해 보자. 과연 일과 아이 둘 다 잘 되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서 현실 세계의 여성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자녀를 적게 낳거나 출산을 회피한다.

지난 2006년에 발표된 여성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 10명 중 1명이 출산휴가 후 3년 이내에 퇴직하고 있으며, 그 중 68%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퇴직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별이나 이혼으로 한 부모 가족이 된 경우 사정은 더욱 어렵게 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 정책 브리프에 따르면, 무직의 한 부모 가정 아동 빈곤율이 유직의 한 부모 가정 아동들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아빠나 엄마 어느 한쪽만 일하는 외벌이 가족의 아동 빈곤율도 마찬가지로 맞벌이 가족 아동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바야흐로 ‘일·가족 양립’이 아이들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일하는 부모의 가정생활을 지원해야 할 이유가 많아졌다. 지난 30년간 여성들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평균 기대수명은 여성 82세, 남성 76세로 10년 전보다 5년 이상 늘었다. 고령인구의 증가는 노동인구의 감소와 복지예산의 증가로 이어져 사회복지를 위한 안정적 재원 유지 가능성이 불안하게 된다. 머지않아 전체 시민의 생활수준과 공공 재정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선진국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잠재적 여성인력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인력 개발과 활용 전략은 유럽의 선진국들과 유엔이 지원하는 개도국 발전정책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성 노동력 증가는 재정 감소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세금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정책노선도 이와 유사하다. 2004년 ‘건강가정기본법’,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했고, 2007년에는 종래의 ‘남녀고용평등’을 ‘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로 개정했다. 출산율 증가, 아동 빈곤 감소, 아동발달 촉진, 양성평등 증진, 노동력 공급과 경제발전을 위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 유지와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달성에 다급해진 나머지, 가정과 일터에서의 성평등 실현과제는 뒷전으로 하면서 여성들을 자칫 국가정책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려는 경향이다. 여성들의 출산과 경제활동을 개인적으로 거부하기 힘든 ‘애국’의 덕목으로 만드는 행위도 그렇다.

이는 대부분의 남녀 시민들이 저마다 다른 정황에서 일과 가족의 삶을 조화시키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과 정책의 목적이 남녀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데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부디 일·가족 양립정책이 명목상의 양성평등만을 표방하는 정책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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