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돼지처럼 살 것인가, 산돼지처럼 살 것인가
집돼지처럼 살 것인가, 산돼지처럼 살 것인가
  • 심상훈 / 북칼럼니스트
  • 승인 2009.02.20 11:54
  • 수정 2009-02-20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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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졌다.”

제목이 ‘Who’라니…. 경상도 사투리로 누군데 하는 ‘누꼬?’가 불현듯 생각나서다. 해서 제목에서 디비졌다(뒤집어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막상 책장을 넘기니 콧등이 시큰해진다. 차례차례 읽다가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한마디로 이 책은 ‘가슴이 훈훈해지는 책’이다.

마음의 불편함 대신 몸의 불편함을 택한 사람들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중간 중간 실린 사진과 함께 나온다. 책 속의 첫 주인공은 불편해도 행복한 작가인 김훈(61)이다. 그는 편한 컴퓨터를 거부하며 연필로만 오로지 작품을 쓴다고 한다. 

영남대 박홍규(57) 교수도 등장한다. 그는 전세로 있던 대구의 아파트를 나와 농촌마을에서 닭을 키운다. 뿐만 아니다. 텃밭에 직접 배추, 무, 콩, 고추,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도 재배한다. 더구나 휴대전화는 아예 없다. 그러니 놀랍고 또 뒤집어질 수밖에….

5년째 홀로 산방생활 하는 시인 도종환(55)은 또 어떠한가. 몸의 편한 것만 추구하다가 결국엔 집돼지처럼 관리당하는 삶으로 산돼지처럼 마음이 편치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즉 자연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다.

감성마을 촌장 이외수(62) 작가도 등장한다. 그와 만나고는 역시 사람은 외모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이란 게 사실 별게 아니고 바로 ‘가족’이란 걸 소중히 깨칠 수 있다.

22년째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최고의 MC 송해(83)는 또 어떠한가. 그는 남녀노소 누구와도 허물없이 지낸다. 소통의 달인으로 업계 일인자다. 일인자로 우뚝 선 성공의 비결에 대해 “방송인이건 정치인이건 책임자는 현장에 가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해요”(99쪽)라고 정답을 알려준다. 그뿐인가. ‘내 인생의 고비 고비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의 소중한 보물이고 재산이다’(108쪽)고 가르침을 던진다. 이는 진짜 부자(?)가 되는 비결이다.

카이스트 석좌교수 안철수(47) 박사의 성공 비결은 과연 뭘까. 그는 “미래 계획은 의미가 없다”(140쪽)고 말한다. 그러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법이라고 조언한다. 

누군가 그랬다. 여자들과 가장 잘 지내는 남자는 여자 없이도 사는 법을 가장 잘 아는 남자라고 말이다. 말하자면 배우 홍석천을 두고 생각하면 딱 맞는 명언이다. 게다가 커밍아웃 했으니….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마이너리티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성공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엔딩에서는 세계적인 작가 르 클레지오(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깜짝 등장한다. 그가 한국을 여행하며 ‘운주사, 가을비’라는 명시를 남겼다. 읽다가 놀랬더랬다. 해서 나는 감동하고 또 “디비졌다!”





Who? 다르게 사는 사람들 (유인경·설원태 외 지음/ 경향신문사/ 9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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