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잘하는 의원은 스타일도 ‘매력적’

이에 따라 많은 정치인들이 패션, 메이크업 등 외모와 스타일 변화로 자신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추세다.

예컨대 미국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알이 굵은 진주 목걸이와 도트무늬 스카프 등을 통해 강력한 추진력을 상징하는가 하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의 경우 지나치게 진지한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해 최근 블랙 팬츠 정장을 탈피하고 여성성을 강조한 클리비지(V자 네크라인 스타일) 룩을 선보였다.

지난 프랑스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의 화이트 블라우스는 사회주의 성향의 순수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경선 당시 연한 보랏빛 드레스로 남편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해 대중에게 신뢰감과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국내에서도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올림머리 스타일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서울시장 선거 당시 보여주었던 보라색 이미지 전략은 여성 정치인이 패션 아이콘으로서 상징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또 17대 국회 개원 당시 여성 의원들이 검은 수트 차림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던 사건은 과거 여성 의원들이 ‘튀면 왕따 된다’며 최대한 무난하게 보이려던 태도에서 벗어나 정치권에서 소수인 여성 의원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18대 국회 들어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

박선영 PSY이미지메이킹연구소 원장은 “무엇보다 정치인은 정치인 자신의 본분인 ‘정치’를 잘 하는 것이 이미지 메이킹의 출발점이자 근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철학과 활동을 국민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신뢰성, 품위성, 매력성, 친근성이라는 외적 이미지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퍼스널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여성 정치인의 외적 이미지 지각 실태와 기대 이미지 연구’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대표적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여성 정치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이미지를 비교했다.

두 정치인에 대한 외적 이미지가 그들의 정치적 성향과 함께 국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서 박 전 대표는 ‘지적이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반면, 추 의원은 ‘자연스럽고 무난한’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여성 정치인의 메이크업·헤어스타일·의복·색상 등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기대 이미지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메이크업 이미지에서 박 전 대표의 경우 ‘지적인 메이크업’(53.4%), ‘여성스러운 메이크업’(31.3%)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추 의원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42.5%)이라는 응답자가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헤어스타일 이미지는 각각 ‘깔끔한 올림머리’(86.6%), ‘무난한 스트레이트 단발머리’(66.3%)로 인식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의복 스타일은 박 전 대표에 대해 ‘지적인 스타일’(56.6%)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추 의원은 ‘개성적인 스타일’(37.5%) ‘활동적인 스타일’(26.9%) ‘지적인 스타일’(20.0%) 등 답변이 나왔다.

한편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로 메이크업을 들 수 있다.

아이섀도나 립스틱의 색상에 따라 이미지를 크게 내추럴, 클래식, 엘레강스, 로맨틱, 드라마틱 이미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8대 여성 국회의원들 중 대부분은 베이지·산호색 등을 주로 사용하는 ‘내추럴’ 이미지가 가장 많은 편이다. ‘내추럴’ 이미지는 친밀감, 소박함, 부드러운 이미지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