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뜨는 여성친화도시 정책
지방에서 뜨는 여성친화도시 정책
  • 강선미 / 전문기자·여성학 박사
  • 승인 2009.02.13 11:26
  • 수정 2009-02-13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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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여성친화적 도시’ ‘가족친화적 도시’ 등 다양한 브랜드명으로 여성 유권자들을 겨냥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복지 서비스와 지역개발 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실시되는 거대 도시 서울의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는 광역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지역 여성정책으로, 성평등 문화의 전국적 확산과 정착 가능성을 판가름하게 될 중요한 시금석이다.

서울시의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시정 전반을 ‘돌보는 서울’ ‘일 있는 서울’ ‘넉넉한 서울’ ‘안전한 서울’ ‘편리한 서울’이라는 5대 정책 영역으로 재구성하여, 거의 모든 정책이 여성들의 정책 만족도를 높이는 데 목표를 두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모든 정책 영역에서 성평등 실현을 주요 과제로 만드는 여성정책의 성주류화 전략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여성정책의 진화다.

새로운 점은 ‘여성이 행복해지면, 모든 시민이 행복해진다’는 인식이다. ‘잘 살게 되면 가정의 안주인인 여성은 저절로 행복해진다’고 가정했던 기존의 도시발전 정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보건·복지, 주택·건축, 도로·교통, 환경 정책의 개선을 위해 주요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여성친화적인 현대 도시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그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의 현대도시 문제에 대한 반성이 있다. 우선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해체, 성폭력·가정폭력·각종 범죄, 공해와 환경파괴 현상이다.

그리고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성-일터’와 ‘여성-가정’으로 공간을 분리해 온 도시 구조가 남녀의 관계와 생활을 점점 더 여유 없고 불편하며 위험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여성친화적인 도시 계획을 통한 정책 개선의 핵심은 여성과 남성의 생활 경험과 행복의 내용적 차이를 반영하여 성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는 것이다. 이는 정책의 기획 단계부터 집행, 평가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여성단체 활동가들, 지역 여성들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정책을 발굴하고, 협의·수행하는 지자체 경영 방식을 도입한 것은 여성정책의 진일보다. 이는 현재 행정안전부의 지역 여성정책에 대한 평가기준이 되고 있는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 40%’라는 형식적인 기준 준수를 넘어, 여성들의 동등한 참여를 통한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정책 주체들의 인식 변화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세계와 지방이 동시에 주목하는 첨단의 여성정책이다. 문제는 대다수 공무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인식 부족이다.

글로컬 사회에서 여성친화적인 도시정책이 차지하는 위치와 의의에 대한 연구와 교육의 폭 넓은 확산으로 정책이 보다 안정화되고, 나아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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