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젠더정치 과제 찾아야"

2008년은 한국 사회의 가부장성이 여실히 드러난 한 해였다. 고 최진실씨 자살 이후 친권문제가 불거졌고 옥소리씨의 간통죄 구형과 군가산점제의 부활안 상정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 상당수의 법안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와 불법파견, 해직으로 연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건들은 한국 사회의 젠더정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 계기로 작용했다.

고정갑희 교수는 이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가부장성’과 ‘신자유주의적 가부장성’에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갈 길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여성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고 교수는 ‘성을 여성운동의 핵심과제로 보고 노동문제와 여성이슈를 연결 짓는 고리를 발견하는 것’이 여성운동의 의제 발굴에 중요한 변수라고 말한다. 전혀 다른 의제로 보이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간통죄, 친권문제와 여성 비정규직 문제가 전혀 만날 수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는 모두 ‘신자유주의 하의 젠더정치 결과물’들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과제는 완전히 다른 것 같은 이 의제들을 연결함으로써 가부장적 사회구조를 더 명료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여성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여성운동 문제’로 간주하는 작업이다.

그는 “여성운동이 성을 핵심과제로 보고 성주류화, 성폭력, 성이데올로기에 초점을 맞춰 온 것을 넘어서서 여성노동관계를 더 살펴봐야 한다”며 “친권, 간통죄 등이 사회운동 의제가 되지 않는 것은 성이 노동운동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의제들은 ‘노동운동의제’로, 군가산점과 간통죄 등은 ‘여성운동의제’로 분리되는 것 자체를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9년, 여전히 여성운동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군가산점 부활을 막고 간통죄 논란을 마무리지어야 하며 여성 비정규직을 둘러싼 다양한 차별에 맞서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양극화를 논할 때, 젠더 양극화와 신자유주의를 연결하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고정갑희 교수의 말에 여성계는 귀를 기울일 만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단순히 ‘20 대 80’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불운한 시대를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론 겨울호(20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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