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일수록 더 침착하게 대처하자
강력범죄일수록 더 침착하게 대처하자
  • 박예슬 / 여성신문 인턴기자 yeseulpak@nate.com
  • 승인 2009.02.06 13:30
  • 수정 2009-02-0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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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경우 범인과의 논쟁은 되도록 삼가야
성폭력 피해 시에는 신속하게 주변에 알려야

서울 성북구에 사는 여대생 김모(22)씨는 밤늦게 인적이 드문 길을 걸어야 할 때면 커터칼이나 옷핀을 빼들고 걷는다. “얼마 전 버스에서 치한을 만나고 나선 밤길 다니기가 무서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최근 군포 살인사건 이후 밤에는 집 앞 가게도 못 나간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달 25일 경기 군포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 검거 소식으로 여성들의 간담이 다시 서늘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02년 총 1만7759건에서 2007년 2만922건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성폭력범죄 발생 건수는 2002년 9435건에서 2007년에는 1만3634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상담원 경주씨는 “군포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범죄 보도를 보고 과거에 당했던 성폭력의 상처가 떠올라 상담소를 찾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며 “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계속 보도되면서 많은 여성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포 연쇄살인사건과 같이 납치 후 성폭행이나 살해를 저지르는 범죄가 늘고 있어 여성들의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일단 납치를 당했을 때는 당황스럽겠지만 침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 납치범과 논쟁은 피하고 되도록 복종해야 한다. 납치범들은 불안한 심리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범인의 심리를 건드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대부분의 여성 대상 범죄는 늦은 밤 인적이 드문 길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범죄가 무서워 밤길을 다니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에서는 좀 더 주의를 하는 편이 좋다. 성폭력 가해자들은 자신이 노린 범행 대상의 뒤를 따라가 지켜보면서 여성이 갑자기 다른 행동을 하는 순간 범행을 저지르는 습성이 있으므로, 만약 인적이 드문 길을 걷고 있을 때 누군가 뒤따르는 느낌이 든다면 즉시 인근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동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만약 근처에 가게가 없다면 가까운 가정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자신의 집인 것처럼 행동하거나 조심스럽게 위험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많은 여성들은 누군가 쫓아올 때 무작정 뛰어서 도망가려 하는데 이는 범인을 오히려 자극하게 되어 위험하다. 수상한 사람이 계속 주변을 서성거릴 때는 112에 전화하면 경찰의 보호 아래 귀가할 수 있다.

범인과 맞닥뜨렸을 때 당황해서 소리를 지르게 되면 흉기를 든 범인의 반사적 행동으로 상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호루라기나 호신용 경보기 등을 이용해 주변에 알리는 것이 좋다. 범인의 손아귀에서 탈출했다면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밤늦은 시간에 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택시에서도 범죄의 위험은 높다. 택시에 탑승하기 전 먼저 운전기사의 프로필과 차량 번호를 확인한다. 동행하는 사람이 밖에서 차량 번호를 적어두는 것은 필수다. 탑승했을 때는 운전기사의 바로 옆자리보다는 대각선으로 앉는 것이 위급할 때 도망치기 쉽다. 택시 안에서는 가족이나 친구와 통화하여 행선지와 차량 번호를 알리고, 그 내용을 운전기사가 듣게 하는 것도 좋다. 합승을 가장한 공범을 태우는 경우도 있으니 합승은 가급적 거절한다. 승차 후 운전기사가 음료수를 권할 때는 수면제가 들어 있을지 모르므로 사양한다.

용기와 결단력으로 위기 벗어난 사례 많아

물론 대부분의 강력 범죄는 피해 여성이 무기력해진 상황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갑작스런 위협에 대처하지 못하고 당하게 된다. 그러나 위협을 받는 순간에도 용기와 결단력으로 위기를 벗어난 사례도 있다.

지난 2007년 3월 서울 서초구에 사는 여성 A(30)씨는 자신의 집에 침입하여 성폭행을 시도하는 범인에게 가위를 휘둘러 얼굴에 상처를 내고 비명을 질러 그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A씨 집의 초인종을 눌렀고 A씨는 몰래 인터폰 수화기를 내려놔 안의 상황이 밖으로 들리도록 해 두었다. 범인은 A씨에게 “남자친구와 있다고 하라”며 위협했으나 이들의 대화를 들은 경찰이 들어와 범인을 붙잡았다.

지난해 9월 광주에서는 회사원 B(22)씨가 귀가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범인이 금품을 뺏은 후 성폭행하려 하자 침착한 태도로 범인에게 “차라리 모텔로 가자”고 유인하여 범인의 긴장이 느슨해졌을 때 도주하여 경찰에 신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범인 몰래 휴대전화의 단축번호를 눌러 가족에게 범행 사실을 알려 위기를 탈출한 사례도 몇 차례 보도되었다.

한편 성폭력을 당했을 때 여성들은 성폭력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공포심과 수치심을 느껴 피해 사실을 숨기려고만 하거나 심지어 범행을 당한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겨 자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홈페이지(fc.womenlink.or.kr)에서는 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깨고 올바른 인식을 가짐으로써 피해에 대처해야 한다며, 성폭력을 당했을 때 범죄임을 인식하고 가해자의 증거를 수집하여 처벌할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성폭력을 당한 즉시 몸을 씻지 말고 병원에 가서 조치를 받고, 피해 당시 입었던 옷가지를 잘 보관하며, 가해 당시의 상황을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히 기록해 둘 것과 상해를 입었을 경우 진단서 및 다친 부위의 사진을 찍어 두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성폭력범죄는 성폭력특별법이나 형법·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법적 절차를 밟을 경우 증거수집 등 초기 대처가 중요하므로 혼자 대응하기보다는 성폭력상담소의 상담과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 주요 상담소로는 서울여성긴급전화(1366) 한국성폭력상담소(02-338-5801),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02-739-8858) 등이 있다.

올바른 성폭력 대처법

1. 피해 직후 몸을 씻지 않고 병원에 간다.

   가해자의 정액·음모 등은 법적 처벌 시 증거물로 쓰이기 때문. 또한 성병감염 여부 검사, 임신 여부 검사, 응급 피임 처방을 받는다.

2. 피해 당시 입었던 옷가지 등의 증거물을 종이봉투에 보관한다.

   옷에 묻어있을 수 있는 가해자의 흔적을 보존한다.

3. 진단서 및 다친 부위의 사진을 찍어둔다.

   경우에 따라 의사소견서도 가능하다. 사진은 다친 부위와 전신 사진을 함께 찍어둔다.

4. 피해의 상황과 가해자의 특징 등 기억나는 것을 모두 상세하게 적어둔다.

   구체적인 장소·시간·날짜·목격자 및 자신의 대응, 가해자의 행위 등을 자세히 기록한다. 법적 절차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된다.

5. 법적 절차를 밟을 때는 반드시 성폭력상담소의 상담과 지원을 받는다.

   법적 대응 시 초기 대처가 중요하므로 혼자 대응하기보다 상담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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