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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전시회 〈육체의 논리 - 독일에서 온 14

인의 여성작가들〉가 열리고 있다. 오는 11월 2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현대독일여성작가들 14인의 작품

이 선보이고 있는데, 8월 홍콩 전시에 이어 한국 경주를 거쳐 일본

오사카에서 전시는 계속된다.

전시기획자인 인보덴 교수는 남성의 정복성과는 다른 여성의 포용

력에 주목하면서 서구에서 오랫동안 전개되어 온 ‘남성의 논리’가

‘여성의 감성’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한다. 전시회는 오히려 과거에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던 여성의

감성적인 표현방법을 강조하면서 더 이상 감성이 이성의 하위개념이

아니라 예술을 창조하는 근원이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즉 예술은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분출하면서 완성되

는 것이므로, 르네상스 이후 자연을 지배하는 이성적 시각과는 대립

적이면서 현상학적 인지를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육체적인 시각을

존중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하나의 유행처럼 가볍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적인 것은 과연 무엇인가’의 심층적인 의미에 접근하

여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여성적인 것에 대한 시각을 새로운 각

도에서 보여주려는 것이다. 전시회의 주제가 ‘육체의 논리’인 것

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번 전시회는 여성적인 것의 특징을 강하게 보여주기 위해 오브제

작품만으로 한정하여 구성한 것과 3,40대 젊은 독일여성작가들의 작

품이 소개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카타리나 프리취의 경우에는 작품 내의 기

하학적인 질서의 원리를 ‘여성 안에 내재하는 논리적 측면’으로

제시하며, 레베카 호른은 조각의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여성적인 감

성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시멘트를 이용하여 건축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작

업방식이 특색있는 이자 겐츠켄과 전시실 안에 어린이 스튜디오를

만들어 전시가 옮겨질 때마다 작품이 변하게 하는 마리아 아이히호

른, 그리고 수많은 빨랫대의 설치로 포용적인 여성의 세계를 표현하

면서 동시에 그것의 빠른 상황적응력과 이동가능성이라는 남성적 취

향을 보여주며 인간의 양성성을 암시하는 킨 유휀 등의 작품이 눈길

을 끈다.

이 밖에 로즈마리 트로켈의 작품 안에 스며있는 ‘여성의 몸’과

‘남성의 마음’이라는 이중적 특성과 더불어 피아 슈타트보이머의

남녀 양성적인 표현은 여성주의적 관점의 추세가 어떠한 것인지 보

여준다. (0561)745-7075-6

〈최이 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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