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설 연휴
가장 기억에 남는 설 연휴
  • 김진아 / 34·직장인
  • 승인 2009.01.16 12:45
  • 수정 2009-01-16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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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목에 궁둥이 들이밀고 만두 빚기
결혼 후 첫 설…시어머니 배려에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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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맘 때 나는 ‘유부녀’가 되었다. 무려 8년을 만나고 연애가 조금은 지겨워질 무렵이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 안다면 너무도 잘 아는, 그렇지만 모르는 것도 많은 그런 사이였다.

유부녀의 몸으로 맞게 된 첫 설. 나는 슬펐다. 매년 명절 때마다 거실에서 뒹굴며 엄마가 해주는 떡국과 갈비찜을 먹던 내가 시댁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설 전날, 미리 와서 음식을 만들라는 시어머니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애꿎은 남편에게 골을 부렸다.

“아니, 도대체 왜 명절이 되면 며느리들이 꼭 그 전날 가서 일을 해야 해? 이건 엄연히 성차별이라고. 당신도 나처럼 일해? 그런 건 아니잖아. 아우, 정말 싫다 싫어. 이러려고 결혼한 건 아니라고. 대체 우리나라는 언제쯤 이런 유교적인 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야?”

설 전날부터 음식 하는 일이 싫기만 했던 나는 남편에게 날카롭게 몇 마디 쏘아붙였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다. 어차피 예상하지 않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댁에 도착했다.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집안에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 시어머니가 현관까지 뛰어나왔다.

“아이고, 춥지? 어서 들어와요.” 아랫목 이불을 훅 걷어내고는 제일 뜨듯한 자리로 나를 안내했다. 그러고는 갓 만든 식혜와 한과를 내오시고는 웃으시며 이렇게 말했다.

“결혼해서 첫 명절이라 부담이 많이 됐지요? 올해는 며느리 힘들까봐 내가 미리 해놨어요. 여기 아랫목에 앉아서 만두나 같이 빚어요.”

김치며 갈비찜, 각종 반찬과 만두소 재료까지 모두 준비돼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어머니는 새벽부터 일어나 종일 음식 준비를 하셨다고 한다. 갓 결혼한 며느리가 혹여 부담이라도 갖게 될까 싶어 미리 준비한 것이다.

나는 그날 뜨듯한 아랫목에서 궁둥이를 지지며 만두만 빚었다. 내가 일어나 일이라도 거들라치면 시어머니는 절레절레 손을 내저으며 잘 보기만 하라며, 어차피 평생 일하며 살 텐데 지금부터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미소 지으셨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내가 처음에 결혼했을 때 얼마나 시댁이 낯설고 그랬는지… 그때 설 쇠느라 하루 종일 일하고 떡국을 먹는데 얹혀서 아주 혼났어요. 시어머니가 얼마나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나는 그랬지만 우리 며느리는 안 그래야지요. 며느리한테 잘 해야 우리 아들이 대접받지요. 허허허….”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시어머니의 그런 배려가 고맙기도 하고 그저 음식 하는 일이 싫다며 투덜거리던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결혼한 지 5년차가 된 나는, 명절이 되면 그때보다는 많은 일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전날 어머니와 김치도 함께 버무리고 갈비찜도 재워놓고. 

일하는 게 때론 힘들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오로지 어머니의 몫으로 돌아갈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가정의 문화도 많이 바꿔놓았다. 만두 빚기나 밤 까기, 마늘 찧기 등은 시아버지나 남편 등 남자들의 몫이다. 나와 어머니도 일하지만 남성들도 명절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명절 문화는 아직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오로지 가족에게 따뜻한 떡국 한 그릇, 갈비찜 한 점 먹이려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는 시어머니의 그 마음만은 참 고맙고, 생각할 때면 눈물이 나는 것은 비단 내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설에도 우리 시어머니는 새벽부터 일어나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할 것이다. 올해는 나도 일찍 시댁으로 건너가 함께 김치를 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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