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기’든 ‘끼어들기’든 여성운동 목표는 ‘양성평등 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협상하는 ‘개입’과 ‘참여’로 위기를 기회로

연일 ‘경제위기’가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가운데 우리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경제위기’와 관련된 각양각색의 문제들과 논쟁들 속에서 모든 다른 영역의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사치스러운’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 혹은 더욱 악화 일로에 있는 문제들이 침묵당하고 비가시화되는 현상이 수반된다. 여성문제와 환경문제도 그러한 위기에 처해 있다.  

한동안 여성운동 내에서 ‘새판 짜기’와 ‘끼어들기’라는 두 가지 접근방법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끼어들기’를 주장하는 편에서는 더 많은 여성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주역으로 들어가서 여성정책을 입안, 개선하는 업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새판 짜기’가 수반하는 분리주의가 여성운동을 고립시키고,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원칙주의와 교조주의라는 틀 속에 갇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새판 짜기’를 주장하는 입장은 ‘끼어들기’를 통한 주류화(mainstreaming) 방식이 결국 기존의 권력관계 속에 편입되어 약간의 개선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그러한 개선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성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끼어들기를 통한 개혁은 기득권 세력에 알리바이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다.

양편의 주장은 사실상 일리가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우려가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여성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사회운동의 입지가 좁아지고, 조건은 더욱 열악해지는 최근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끼어들기’와 ‘새판 짜기’ 중 하나를 선택하기를 강요받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러한 때에 우리는 양자택일적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자택일적으로 생각하지 말자”라는 말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당위론적인 절충주의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방적인  협상(negotiation)’과 ‘원칙 없는 타협(compromise)’이라는 개념을 구분한다면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협상’이라는 말에는 교섭과 절충이라는 뜻과 문제를 극복하고 뚫고 나간다라는 뜻이 함께 있다. 반면 ‘타협’이라는 말은 절충이라는 뜻에 더하여 양보하고 굴복한다는 뜻을 함의한다. 

‘끼어들기’든 ‘새판 짜기’든 여성운동이 지향하는 목표는 양성평등의 사회, 즉 평등과 정의의 실현이다. 그 목표 자체는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목표에 이르는 길과 수단, 변화의 속도는 ‘협상’할 수 있다.

끼어들기는 원칙을 양보하고 굽히는 타협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협상하는 ‘개입’과 ‘참여’여야 한다. ‘끼어들기’는 세력화(empowerment)를 통하여 비로소 가능하며 ‘새판 짜기’는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세력화하고 가시화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새판 짜기’ 역시 여성운동 내에서의 협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서로 차이가 있는 전략과 접근방식을 인정하고, 역할을 분담하지만, 동시에 주요한 시기와 의제를 가지고 연대하고 힘을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방적 협상 없이는 어떠한 사안으로 함께 연대한다 해도, 연대활동을 하는 가운데 주도권과 전략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운동이 위협받는 상황일수록 특정 이슈만이 강조되고 작은 차이들과 소수의 목소리가 주변화되고 배제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민감성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2009년에는 여성운동뿐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사회운동이 ‘위기’를 공동의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원칙을 지키는 협상의 주체로 세력화하는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향 설정을 하는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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