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예능프로 여성 진행자 활약

 

올 한 해 전문직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붐을 이뤘다. 드라마 ‘온에어’(왼쪽)와 ‘스포트라이트’의 한 장면. ⓒSBS·MBC 제공
올 한 해 전문직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붐을 이뤘다. 드라마 ‘온에어’(왼쪽)와 ‘스포트라이트’의 한 장면. ⓒSBS·MBC 제공
2008년 방송계는 유난히 다양한 캐릭터의 여성들이 출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활약했다.

드라마에서는 ‘억척녀’로 불리는 당당한 여성 주인공들이 사랑받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여성들의 활동이 돋보였다.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다수 등장했다.

또한 홀로 임신과 출산 후 아이를 키우는 허수경씨의 이야기가 방송된 ‘인간극장’이 화제를 모았고, 최진실씨의 자살사건은 연예 프로그램의 연예인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친권 관련 민법개정 운동을 일으키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유난히 많은 사건을 겪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올 한 해 방송계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드라마, 당당한 여성 전면에

2008년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당당한 자기주장을 가진 여성들이 주류를 이뤘다는 점이다.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이 재벌집 아들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들이 외면 받은 대신 자신의 성공과 행복을 스스로 개척하는 씩씩한 여성들이 드라마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문직 여성을 다룬 드라마도 어느 때보다 넘쳤다. ‘스포트라이트’의 손예진(기자), ‘뉴하트’의 김민정과 ‘종합병원’의 김정은(이상 의사), ‘온에어’의 송윤아(드라마작가)와 김하늘(여배우),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드라마 PD), ‘강적들’의 채림(청와대 경호원), ‘천하일색 박정금’의 배종옥(경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드라마를 주도했다.

일하는 여성들의 등장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겪는 직장 및 사회 속에서의 어려움도 드라마에서 현실적으로 드러났다. ‘달콤한 나의 도시’(SBS)의 최강희는 ‘알파걸’ 열풍에 가려진 30대 싱글 여성의 팍팍한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고 ‘워킹맘’(SBS)의 염정아는 임신으로 일을 쉬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정규직으로 복귀하게 되는 과정에서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조강지처 클럽’(SBS),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MBC) 등 현실을 씩씩하게 개척해 나가는 아줌마들이 주인공이 된 드라마들이 TV를 장악하며 사랑받았다.

다면적인 캐릭터 증가

변화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도 드라마 캐릭터들이었다. 미디어운동 단체 ‘미디어세상 열린 사람들’(미디어열사)은 ‘올해의 드라마 캐릭터’ 10명을 발표했다.

가장 많은 인물이 포함된 드라마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 ‘엄마가 뿔났다’(KBS)다. 헌신적인 어머니 캐릭터에 반기를 들고 ‘엄마의 휴가’를 선언한 김한자(김혜자)와 우아한 아줌마를 보여준 고은아(장미희)가 명단에 포함됐으며 나충복(이순재)-안영숙(전양자) 커플은 노년의 로맨스를 당당하게 보여주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또한 ‘태양의 여자’(KBS)의 신도영(김지수)은 미워할 수 없는 악녀를, ‘바람의 화원’(SBS)의 신윤복(문근영)은 역사적 인물의 새로운 해석으로 공감을 얻었다.

예년보다 남성 캐릭터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베토벤 바이러스’(MBC)의 강마에(김명민),  모범적인 사제지간인 ‘뉴하트’(MBC)의 최강국(조재현)과 이은성(지성) 등이 선정됐다.

옥선희 미디어열사 대표는 “올해 드라마 캐릭터의 특징은 튀는 역할, 악역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역할 등 다면적인 캐릭터가 많아진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보도·예능 여성 진행자 약진

여성 아나운서들의 적극적인 역할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KBS ‘뉴스타임’의 정세진 아나운서와 이윤희 기자는 한국 최초로 여성 더블앵커 시대를 열었고, SBS 나이트라인 고희경, MBC 뉴스24 김주하 등 심야뉴스에서 여성 앵커들의 단독 진행도 눈에 띄었다.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오락 프로그램 집단 MC 체제에 반기를 든 여성 집단MC 프로그램도 화제를 모았다. ‘무한걸스’(MBC 에브리원)가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양정아, 예지원, 송은이 등 6명이 출연하는 ‘골드미스가 간다’(SBS)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이경실, 김지선, 강수정 등 ‘주부 집단 MC’를 내세운 ‘오늘밤만 재워줘’(MBC)가 최근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보통 개그맨에 치우쳐 있던 집단 MC 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층을 아우르며 다변화된 여성 캐릭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패널로서도 크게 활약했다. ‘세바퀴’(MBC)에선 주부들의 ‘아줌마 수다’가 공감을 이끌어냈고, ‘패밀리가 떴다’(SBS)의 이효리와 박예진 등은 청순한 배우 이미지와 섹시 가수의 틀을 벗고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케이블 채널 선정성 극복해야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점이 존재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소재의 케이블 채널 오락 프로그램과 자체 제작 드라마들은 지속적인 감시와 비판이 필요한 대상.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네이키드 스시’의 방송, ‘놀러와’에서 여자 출연자를 껴안은 노홍철과 ‘개그콘서트’의 ‘영숙이’ 코너에서 매주 여성 출연자를 껴안고 만지는 모습 등을 방송한 것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성희롱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방송 채널은 점점 증가하지만 프로그램은 획일화되는 점도 지적됐다. 옥선희 대표는 “특히 오락 프로그램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세대와 계층별로 나뉘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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