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의 ‘신발 봉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신발 봉변’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8.12.19 12:08
  • 수정 2008-12-19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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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들의 반전·반미 시위로 이어져
인터넷에선 패러디 동영상·게임 넘쳐
14일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의 ‘신발 봉변’ 이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에 화제다.

부시 대통령은 미-이라크 안보협정을 기념하기 위해 임기 중 네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예고 없이 이라크를 전격 방문했다. 그런데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한 이라크 방송기자가 던진 신발 두 짝에 하마터면 얼굴을 맞을 뻔한 사건이 벌어진 것.

사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타고 번지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이집트 카이로 소재 민영 TV방송 기자.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은 미국과 이라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며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을 하자 “전쟁은 끝났다”고 소리치며 벌떡 일어나 “이라크인의 선물이자 작별 키스다, 개야!” 라며 신발 한 짝을, 이어 “이건 미망인들과 고아, 그리고 이라크에서 죽은 사람들이 주는 것이다”라며 또 한 짝을 던졌다.

미 정부는 신발을 던진 이라크 기자의 처벌 여부가 이라크 정부에 달려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도 “그가 신발을 던진 행위는 의사표현의 한 방법”이라며 “이라크 사법당국이 과잉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 신발은 사이즈가 10이더라”는 농담으로 슬쩍 넘어가려고도 했다. 그러나 ‘신발’은 이미 반미의 상징이 됐고 아랍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신발을 던진 이라크인 기자는 아랍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부호는 그가 던진 신발 한 짝을 1000만달러(약 132억원)에 사겠다고 나섰다.

그를 사위로 맞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딸이 운영하는 자선단체는 그에게 상을 수여했으며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그를 영웅으로 대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는 사건과 관련한 각종 패러디도 넘쳐나고 있다. 신발을 던지는 영화장면에 사담 후세인과 부시 얼굴을 합성해 넣거나 신발 대신 후세인 얼굴을 넣은 패러디 동영상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신발로 부시 대통령의 머리를 맞추는 인터넷 게임과 부시 얼굴 모양의 신발 던지기 과녁도 등장했다. 영국에서는 ‘부시를 향해 날아가는 신발’에 발포해, 신발을 떨어뜨리는 컴퓨터 게임을 아주 발빠르게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에선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군의 이라크 침공과 계속되는 주둔을 반대하는 반전시위의 열기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사드르시티에서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신발을 하나씩 들고 성조기를 태우는 등의 항의 시위를 벌였고 나자프 지역에서는 1000여 명의 시민이 도심 중앙광장에 모여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미군부대 쪽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

신발 투척 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아랍인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이라크  고등사법평의회 대변인에 따르면 그에게 ‘국빈 모독’ 혐의가 적용될 경우 2년 정도의 형량이지만 신발로도 살인이 가능하다고 보고 형법 상 ‘이라크 또는 외국 국가원수의 살인미수죄’를 적용할 경우 징역 7~15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아랍권의 시위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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