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거야”
“그래,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거야”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2.19 11:35
  • 수정 2008-12-1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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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매매 여성들의 자활 수기 모음 ‘축하해’ (박금선 지음/ 샨티/ 1만2000원)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상담원 일을 하며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42세의 아줌마. 그에게는 인생의 절반 가까운 20년간 성매매 업소에 있었던 ‘과거’가 있다. 인생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17세 때, 새엄마와의 불화로 집을 나가게 되면서부터. 20년 만에 성매매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해 제2, 제3의 자신과 같은 여성들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매매 여성들을 돕고 있다.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가 기획, 출간한 ‘축하해’에는 성매매 업소를 나와 새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는 여성 11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07 탈성매매 여성 동료 상담원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가한 여성들을 MBC 라디오 ‘여성시대’ 작가 박금선씨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한 내용을 글로 엮었다.

“번호가 하나하나 사라질 때마다 내 안의 어둠이 한 조각씩 걷히고 있었어. 휴대전화기 안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다 정리했을 때 천근 만근이던 몸이 훨훨 날아오르면서 미소 짓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성매매 업소를 나왔지만 만일을 생각하며 차마 고객들의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했던 한 여성은 번호를 다 지운 후에야 ‘아, 내가 성매매 일에서 탈출했구나’를 실감한다.

검정고시를 앞두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한 여성은 “‘뭐 하세요?’ 하고 누가 물으면 여성상담소에서 일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생활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밥을 지어 먹는 소박한 일들이 너무도 행복하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에 참여한 여성들은 아직 성매매 업소에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 어서 빨리 그곳을 나와 새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하고,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청소년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열 일곱 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친구와의 문자 메시지, 시처럼 써내려간 이야기, 수다 한판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각 장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꾸며진 책은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여성학자 오한숙희씨는 “울다가는 웃고, 또 울기를 반복했다. 우리네 여성들의 깊은 상처를 드러내어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찬란한 삶이 녹아 있는 우리 시대의 동화”라며 추천했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생긴 지 4년이 흘렀다. 현장의 여성들은 성매매 업소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탈성매매 여성들의 자활 지원이라고 말한다.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로 인해 다시 돌아가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 ‘축하해’는 이러한 지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저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열심히 살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열망이 간절한 언니들은 분명 ‘이 땅의 여자’라는, 내 고향 사람입니다”라며 “한 번 길을 잃었다고 영영 미아가 되는 게 아니라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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