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스테마’ 창립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엘 시스테마’ 창립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2.19 10:52
  • 수정 2008-12-1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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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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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지난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7세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는 클래식 공연장을 파티장과 같은 열기의 현장으로 바꿔놓았다. 이미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베네수엘라 클래식을 세계에 알린 이들은 베네수엘라의 독특한 청소년 음악교육 ‘엘 시스테마’의 수혜를 입고 꿈을 찾은 젊은이들이다.

이들과 함께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69) 박사가 한국을 방문, 15일 성남아트센터 콘퍼런스홀에서 ‘문화예술교육, 예술꽃을 피우다’ 강연을 열었다.

경제학자이자 작곡가, 오르간 연주자인 아브레우 박사의 ‘엘 시스테마’는 1975년 한 지하 차고에서 시작됐다. 거리의 아이들을 모아 빵 대신 악기를 나눠주고 음악교육을 시작한 것.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지금,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엘 시스테마’를 통해 27만5000여 명의 아이들이 음악교육을 받았다. “33년 전 뿌린 작은 씨앗이 오늘날 든든한 나무가 됐다”며 감격스러워 한 그는 ‘엘 시스테마’가 예술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음악은 아이들을 길거리 폭력이나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했습니다. 음악교육을 통해 사회 전체를 순화시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선배가 쓰던 낡은 악기를 물려받아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교육을 마치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음악학교에 진학해 전문 과정을 밟는가 하면 작곡가, 지휘자, 음악 코디네이터, 대중음악 밴드 활동 등 여러 갈래로 음악을 계속했다. 지도자가 되어 돌아와 새로운 아이들을 가르치며 전통을 이어나갔고 주변 남미 국가에 ‘엘 시스테마’의 노하우를 전하는 선봉에 서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을 열정으로 극복한 이들의 활약은 국제적인 성과도 거뒀다. 내년 초부터 LA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게 된 구스타브 두다멜과 16세에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운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23)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특히 한국에 유난히 관심을 보였다. 공연에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초청했고 이날 강연에 앞서 안유경 단장이 오케스트라를 소개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가 엘 시스테마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베네수엘라에 공식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우수한 지휘자와 솔리스트를 배출했고 수준 높은 악기 제작국입니다. 엘 시스테마가 이렇게 발전하는 데 한국대사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악기나 시설, 교육지원뿐 아니라 각 지역에 센터를 설립하고 전국적인 교육 네트워크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앞선 IT기술 덕분입니다.

또한 매년 서울여대와의 교류는 여성들의 교육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 절반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브레우 박사는 앞으로 음악을 통한 세계적인 청소년 교류를 꿈꾸고 있다. 두다멜이 LA 필하모닉에 취임하는 것을 계기로 캘리포니아에서도 ‘엘 시스테마’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유럽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전 세계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무대를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내년 10월 유엔에 전 세계 청소년 음악단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엘 시스테마’는 예술교육이 특정한 계층의 소유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날 강연의 참가자 대다수는 예술강사나 교사들이었다. 입시교육에 밀려 그나마 있는 예체능 교육마저 위협받고 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전문가가 아닌 교사도 음악교육을 할 수 있다. 우선 음악교육을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아브레우 박사의 조언은 참가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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