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받으려면 사회봉사활동 필요
간단한 ‘헌혈’ 선호… 부작용 우려돼
일부 대학에서 2009학년도 장학금 신청에 사회봉사활동 실적을 요구하면서 생긴 새로운 풍속도다.
홍익대와 숙명여대는 각각 2008년, 2004년부터 몇몇 특수 장학금을 제외한 일반 장학금 신청 지급 기준에 ‘사회봉사활동’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사회봉사와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 이 정책을 도입했다고 표명했다. 또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부 봉사뿐만 아니라 교내 활동, 논문 공모, 헌혈 등 포괄적인 사회봉사활동 내용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만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헌혈을 통해 사회봉사활동 항목을 해결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봉사활동 적용 기간 마지막 달인 11월 홍익대 인근 ‘헌혈의 집’에는 평소보다 6~7배 많은 학생들이 찾았다. 특히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학생들이 ‘헌혈의 집’을 가득 메우고, 한 시간가량 기다려가며 헌혈을 했다. 헌혈의 집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이때쯤 되면 본부에서 5~6명의 의사, 간호사들이 지원을 나온다”며 “너무 바빠서 헌혈자의 상태를 자세히 살피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장학금을 신청하려고 무리하게 헌혈을 하고, 그래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체중 미달일 때는 주머니에 무거운 것을 넣고 몸무게를 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은 헌혈이 다른 사회봉사 활동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 간혹 헌혈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무리한다. 신청만 하면 대부분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익대의 조교인 김모씨는 “실제로 학생들 대다수가 사회봉사 활동 내역을 헌혈증으로 제출한다”며 “시행 초기부터 계속되어 온 현상”이라고 말했다.